(뉴델리=연합뉴스) 치솟는 물가와 급속히 둔화하는 경제성장률, 그리고 뭄바이 테러까지 '악재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인도 집권 국민회의당이 '총선 모의고사' 격인 지방선거에서 기사회생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월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치러진 5개 지방의회 선거의 개표를 마감한 결과 국민회의당이 3개 지역에서 야당을 꺾고 승리했다고 9일 밝혔다.

   국민회의당은 수도인 델리와 서부 라자스탄주(州) 그리고 동부 미조람주에서 각각 다수당이 됐다.

   국민회의당은 우선 델리에서 69석 중 42석을 확보했고, 미조람에서는 40석 중 32석을 휩쓸어 3분의 2 의석을 차지했다.

   또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의 텃밭인 라자스탄주에서도 총 200석 중 98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됐다.

   반면 경제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 뭄바이 테러 방치 등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우세가 예상됐던 BJP는 마드야 프라데시(230석 중 144석), 차티스가르(90석 중 49석) 등 2개 주에서만 우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베라파 모일리 국민회의당 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BJP의 몰락이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지방의회 선거는 내년 5월 이전에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향배를 읽을 수 있는 시험대로 평가됐다.

   이로써 지난 2004년 집권후 치러진 13개 지방선거에서 여러차례 고배를 마시며 권력기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었던 국민회의당은 내년 5월 이전에 치러질 총선에서도 재집권을 노릴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선거 현장을 발로 뛰며 승리를 주도한 네루-간디 가문의 '황태자' 라훌 간디(38)의 급부상은 국민회의당이 이번 선거에서 얻은 가장 값진 성과다.

   인도 정치 분석가인 아물리아 강굴리는 "테러 방지에 무능했던 정부를 비판한 BJP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국민들이 흑색선전의 이면을 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야시완트 데스무크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의 인식이 한단계 성숙했음을 확인했다. 국민회의당 자체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질지 모르지만 어쨌든 국민들은 올바른 대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BJP도 정책위주의 선거전 대신 흑색선전에 치중했던 자신들의 선거 전략이 잘못됐음을 시인했다.

   라즈나스 싱 BJP 대표는 "지역 현안이 더 중요한 선거였다. 국민들은 사전에 어떤 후보와 정당을 선택할지에 대해 분명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