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정부는 100만호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인지역 5곳을 지정, 신도시 사업을 진행했다. 이른바 '신도시 1기'로 불리는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 안양 평촌, 부천 중동, 군포 산본 등이다. 이들 도시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개발 당시부터 기존 도시들과 달리 도심 곳곳에 공원 등 녹지공간이 확보됐고, 넓게 뻗은 도로는 다른 도시로의 접근성이 편리하도록 설계됐다. 마치 모눈종이위에 도시계획을 한 것처럼 도로망은 직선으로 뚫려 있고, 지하철 역사가 인접한 주변 상권 등이 개발되면서 도시의 자생력도 높아졌다.

1기가 보기 좋은 단순히 외적인 공공디자인을 적용한 사례라면 2기 신도시들은 공공디자인의 역할이 보다 강조됐다. 이미 입주가 시작된 화성 동탄은 시설 투자비로만 무려 1천억여원이 투자되는 등 도시의 심미성을 강조했다. 유비쿼터스 개념을 도입, 기존 1기 신도시를 업그레이드했다. 수도권 최대 노른자위 땅으로 불린 판교신도시 역시 U 시티 개념이 도입됐다. 2004년 12월 실시계획 승인시 통과된 지구단위계획을 살펴보면 시행지침으로 경관 및 공공부문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다.

▲ 공공디자인의 역할이 보다 강조된 동탄 신도시.

이 시행지침은 ▲가로축 경관 ▲보행축 경관 ▲수경축 경관 ▲옥외광고물 ▲옥외 가로시설물 ▲야간 경관 등 모두 7가지 형태로 구분하고, 경관의 색은 물론 디자인 형태, 그리고 개별 경관의 테마까지 도시 전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밑바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거지역, 상업지역, 교량 및 하천 등 주변 여건에 따른 주변 건물의 색과의 대비를 위해 도심 건물의 색, 간판 모양 및 위치, 식재목의 종류까지 정하고 있다. 이는 판교 신도시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위해 변경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도시계획은 2기 신도시 이후 개발되는 모든 신도시에 적용된다. 때문에 시공사는 도시계획을 용역 발주할 때 공공디자인이 적용된 과제를 삽입, 이를 개발 도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향후 개발 예정인 인천(검단), 김포, 광교, 파주, 평택 신도시 등도 경관 등 공공디자인을 적극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최근들어 택지개발사업내 경관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신도시 입주민들이 도시 기능적 부분과 함께 외관적 미를 추구하는 경향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정부의 정책적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