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에서 해병대 근무 중 불의의 사고로 의가사 제대한 장애인이 얼마 전 옹진군청 직원으로 뽑혀 화제다.

지난 15일 불편한 몸을 휠체어에 의지해 군 주민생활지원과로 첫 출근한 박원대(30·사진)씨. 그가 옹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9년 10월이다.

그는 2남3녀 중 막내로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태권도를 전공하며 전문 체육인의 꿈을 키웠다. 부모님이 농사를 지었던 터라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바로 위 누나까지 같은 대학에 다녔기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박씨는 그해 1학년을 마치고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

아무탈 없이 병영생활의 절반을 지났을 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났다. 2000년 11월 23일 백령면 한 농협 양곡창고로 10여명 부대원과 함께 봉사를 나갔다 창고에 가득찬 쌀을 외부로 옮기던 중 '우르르' 소리를 내며 무언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10여 달하는 쌀 포대가 한꺼번에 박씨를 덮친 것이다. 숨쉬기조차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아프다는 감각이 전혀 없었다. 동료의 도움으로 구출돼 곧장 의무중대로 옮겨졌다.

갈비뼈에 심한 통증을 견디고 있던 와중에 군의관이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권고했고 바로 헬기에 태워졌다.

그로부터 병상에서만 6개월을 보냈다. 하반신 마비라는 예상치 못한 선고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젊은 나이에 한동안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힘들었다. 미래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꿈까지 접었지만 운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진 못했다. 2003년 휠체어테니스 선수에 몸담으며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유망주로 재기했다.

그러던 중 올해 봄, 군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공무원으로 일할 의향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로 결정했고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에서 최종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