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홍승용 총장(사진)이 임기를 1년여 앞둔 상태에서 재단 측과의 불화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인하대는 홍승용 총장이 며칠 전 학교재단인 인하학원 측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으며, 인하학원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0일자로 홍 총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총장의 갑작스런 사표는 재단 측과의 불화가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안팎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수 신규임용 문제를 놓고 홍 총장은 인하학원 이사진들과 최근 마찰을 빚었다고 한다. 특히 이사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딸(34)로부터 심한 모멸을 당한 뒤로 사퇴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며칠 전 교수 임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사인 조 회장의 딸과 홍 총장 사이에 시비가 붙었고, 조 회장의 딸은 "나도 이사인데, 보고도 없이 너무하는 것 아니냐"면서 책상위의 서류를 홍 총장 쪽으로 집어 던지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총장은 이어 조 회장을 직접 만나 이같은 내용을 전했고, 조 회장은 여기서 딸 편을 들었다고 한다. 홍 총장은 곧바로 사표를 냈다. 조 회장은 "내년 2월까지는 있어 달라"고 했으나, 홍 총장은 뜻을 꺾지 않았다.

홍 총장이 재단 이사진 중 특히 조회장의 딸과의 불화로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하대 교수사회도 동요하고 있다.

홍 총장은 지난 2002년 제10대에 이어 2006년 11대 총장으로 연임했으며, 임기를 1년2개월 남겨두고 있다. 인하대 송도캠퍼스 추진 등 홍 총장의 역할이 커 대학 안팎으로 상당한 신임을 얻어왔다.

인하대 관계자는 "총장님과 재단측과의 불화가 있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면서 "총장님은 그동안 7년 가량을 우리대학 일에 매진하며 건강을 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