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평야에서 생산된 쌀 수매와 가공, 유통을 책임지는 신김포농협RPC.

한강 하구에 자리잡은 김포시는 예부터 드넓은 평야로 유명했다.

김포평야는 오랜 세월에 걸친 침식작용으로 생긴 준평원에 한강이 운반한 토사가 쌓이며 발달한 충적지다. 낮고 평탄한 비옥한 땅에 적당한 온도와 일교차는 최상의 벼농사 조건을 제공,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벼농사가 시작된 곳으로 인정받는다.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 일대에서는 약 5천년 전의 '탄화볍씨'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력 탓인지 김포에서 생산되는 쌀은 결실이 뛰어나 같은 중량이라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쌀보다 부피가 작다.

임금의 수라상에 올랐던 진상미인 김포쌀이 이제 경기도 명품쌀 통합브랜드 'G+-199라이스'란 브랜드를 달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난 22일 찾은 통진읍 서암리의 신김포농협RPC(Rice Processing Complex:미곡종합처리장). 김포쌀 생산·가공·유통의 중심지답게 김포평야 한 가운데에 떡 버티고 선 RPC에서는 도정작업이 한창이었다. 도정을 거친 벼들은 종류별로 '-199라이스'나 '김포 금쌀' 등의 포장지에 각각 담겨 소비자를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신김포농협은 지난 1997년 9월 전국 최초로 복지조합 간 신설합병을 거쳐 탄생한 단위농협이다.

양촌면과 대곶면, 월곶면, 하성면과 통진읍 등 4면 1읍에 걸친 단위농협이라 조합원이 8천300여명에 달한다.

합병 당시 양촌농협에는 RPC가 있었고, 하성농협 RPC도 신축 중이어서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1조합 2RPC를 갖고 있다.

신김포농협RPC는 2006년 전국 최우수 RPC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07년에는 이곳에서 생산된 쌀이 청와대로 납품도 됐다.

▲ 신김포농협RPC에서 -199라이스 포장이 한창이다.

이런 신김포농협의 히트상품은 '김포 금쌀'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생산한 '-199라이스'는 또 하나의 효자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최고의 재배조건과 풍부한 기술, 여기에 우수한 시설 등까지 갖춘 신김포농협은 경기도가 자존심을 걸고 런칭한 -199라이스 재배지로서는 적격이기 때문이다.

올해 -199라이스가 재배된 품질혁신단지(503.1㏊)에는 농가 272곳이 참여했고, 생산된 벼 전량은 수매돼 RPC의 저온저장고에 보관중이다.

-199라이스가 알려지자 농업인들 사이에서도 품질혁신단지 참여 요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정연 RPC사업단장은 "토질과 재배기술 같은 자격을 갖춰야 하고, '최고의 쌀을 생산하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참여가 불가능하다"며 "설령 품질혁신단지 내 농가라도 -199라이스가 정한 품질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해당 벼가 일반수매로 전환되는 등 매우 까다롭게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는 쌀의 고장이다. 전체 인구 중 10%인 약 2만명이 농업인이고, 농업인의 90% 가까이가 벼농사를 짓고 있다.

지역적 특성상 김포시는 어떤 지자체보다 농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이런 지원은 우수한 김포쌀이 생산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품질 향상을 위한 못자리상토 지원사업, 유통확대를 위한 김포금쌀 학교급식 지원, 서울 아파트부녀회 대상 RPC투어 등은 김포시만의 독특한 시책들이다.

고근홍(사진) 김포시 유통계장은 "직접 쌀 생산·가공 현장을 둘러보는 RPC투어의 반응은 상당히 좋아 소문을 들은 아파트부녀회들이 투어 요청을 할 정도"라며 "김포는 수도권이라 생산과 소비가 결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신선한 김포 농산물이 바로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권오규 신김포농협 조합장
인터뷰 / 권 오 규 신김포농협 조합장

"합병농협 새모델… 친환경 쌀재배 온힘"

"농업인들이 농사지을 맛이 나게 하는 농협이 신김포농협입니다."

권오규(59) 신김포농협 조합장은 평직원으로 입사해 조합장까지 약 40년간 농협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

이런 권 조합장은 "전국에서 최고인 김포평야가 신도시개발로 잠식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신김포농협은 도내에서 1, 2위를 다투는 조합원 수를 자랑하고, RPC 흑자경영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말에는 20억원을 적립, 전국 단위농협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장학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권 조합장은 "RPC가 흑자를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는 지난해 얻은 추가이익을 농가에 모두 돌려줬고, 올해도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며 "쌀 가격 결정 시 RPC에서 흑자가 나면 출하농가에 다시 환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 " 농협은 사업을 통해 조합원에게 봉사해야 하고, 신김포농협은 '합병농협의 모범답안'이라고 감히 자부한다"면서 "아직까지는 친환경인증 김포 금쌀이 주력이지만 앞으로는 -199라이스가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