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연대는 지난 주 2008년 한 해 동안 우리말 사랑에 앞장선 사랑꾼과 그와는 반대인 해침꾼을 뽑았다. 특히 올해는 해침꾼들의 활약이 더 눈에 띄는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말 해침꾼에는 이경숙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과 공정택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강남교육청을 뽑았다. 2008년의 시작을 '어륀지'로 시끄럽게 만든 장본인인 이경숙씨는 대한민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려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이런 발언으로 영어가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새 정부의 생각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공교육 강화는커녕 사교육시장부터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봄부터 시작된 이 영어몰입교육 논란은 각계의 거센 비판 속에서 금세 철회되었지만, 이미 시작된 영어 광풍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가을, 시민의 손으로 직접 뽑은 공정택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국제중학교라는 것을 설립하겠다고 나섰으며, 그것은 정말 현실이 되었다. 얼마 전 국제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학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모여 공을 뽑는 장면을 봤다. 주황색 공을 뽑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국제중학교에 입학한다고 누구보다 기뻐했으며, 흰 공을 뽑은 아이와 학부모들은 실망하고 있었다. 이미 학부모들은 자녀의 당락과 무관하게 이러한 추첨방식의 일반전형에 대해 어린 아이들에게 오히려 상처만 줄 뿐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게다가 이미 서울신문은 국제중학교 합격생 비율을 분석한 기사를 발표했는데, 합격생의 39%가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나 여건이 좋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출신이라는 것이다. 추첨방식의 일반전형뿐 아니라 외국에서 2년 이상 공부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전형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기사를 접한 학부모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마지막으로 한동안 영어 광풍에 시달리던 우리에게 강남교육청은 강남구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국어능력을 키우기 위해 한자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나서서 또 한 번 충격을 주었다.
아이들이 우리말과 글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잘 알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초중등교육현장에서 오히려 국어는 소외되고 있는 듯하다.
대한민국의 2008년이 힘들었던 만큼, 한글문화연대도 이 해침꾼들 덕분에 바쁘고 힘든 한해를 보냈다. 모쪼록 2009년부터는 우리말 사랑꾼의 소식만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한글문화연대(정재환 부대표)가 경기·인천독자를 위해 제공했던 '우리말 생각하기' 코너가 이번 호를 마감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관심 감사드립니다.
/ 한글문화연대 간사
2008 우리말 해침꾼
입력 2009-01-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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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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