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기업인이 회사 성장과정에서 불편을 감수해 준 주변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기증한 공장 터에 시민공원이 조성돼 개방됐다.

하지만 이 시민공원에는 주차공간은 물론 화장실조차 없어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8일 안양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시는 총 사업비 58억원을 들여 지난 2003년 7월 전재준(85) 삼정펄프(주) 회장이 기증한 만안구 안양4동 782의 19 옛 삼덕제지 공장 터에 '삼덕공원'을 조성, 최근 시민에게 개방했다.

전 회장은 '회사 성장과정에서 불편을 감수해 준 주변 시민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1만9천376㎡에 이르는 공장 터(시가 300억원대)를 시에 기증했다.

시는 전 회장의 뜻을 존중해 이 터를 시민공원으로 만들기로 하고 총 사업비 58억원을 들여 중앙광장, 연못, 바닥분수, 어린이놀이터, 수변무대, 피크닉 광장 등 다양한 시설 조성과 함께 50종 6만여 그루의 수목 등을 심는 등 공원을 조성했다.

특히 시는 기부 문화의 상징적 의미를 더하기 위해 공원 안 소나무 30그루와 벤치 45개를 기증받아 설치했으며, 벤치의 경우 시가 위촉한 공공디자인 전문가와 협의해 기증자가 직접 디자인한 작품으로 설치하는 등 공원의 품격을 높였다.

그러나 단 한 대의 주차공간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며 화장실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여기에 안양공고 방향의 도로 등 주변도로 일부 구간의 전봇대 지중화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이 새로 조성한 깨끗하고 산뜻한 공원 분위기를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 시민 김모(58)씨는 "주차 공간도 없고, 화장실도 없는 공원은 처음 봤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관리사무소 신축이 늦어지면서 화장실 확보가 늦어지고 있다"며 "오는 7월이면 관리사무소 준공과 함께 화장실이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차장은 인근 수암천 개복공사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