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표(63)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이 대한축구협회장 후보 3명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허승표 이사장은 12일 오후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축구협회장 출사표를 던졌다.

   1997년 제48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섰다가 25표 중 22표를 얻은 정몽준 회장에게 완패했던 허 이사장은 `정몽준 체제'의 변화와 개혁을 주창하며 협회장에 재도전하게 됐다.

   이날 `한국 축구 변화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회견을 시작한 허 이사장은 "한국 축구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전환점을 맞은 한국 축구의 발전과 축구인의 권익을 위해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으로 뛰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구체적인 공약으로는 ▲유.청소년팀 3천개, 등록선수 10만명 육성 ▲축구 행정의 지방 분권화 ▲지도자 처우 개선 ▲우수 지도자 및 월드스타 육성 프로젝트 가동 ▲유소년 선수 육성을 위한 `드림스타디움' 건립 등을 약속했다.

   드림스타디움 건립에 200억∼50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땅은 지방자치단체에 50년 뒤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제공받는 한편 자신이 50억원의 기본 비용을 내고 나머지는 대기업을 유치해 비용을 충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허 이사장은 공약과 자질 검증 차원에서 후보자 간 정책토론회를 제안했다.

   보성고, 연세대, 신탁은행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허 이사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지도자 연수를 하고 국내 최초로 잉글랜드축구협회 코치 자격증을 받은 경기인 출신이다.

   1980∼82년 협회 국제이사와 1990∼91년 협회 국제담당 부회장 겸 상비군관리위원장(현 기술위원장)을 지냈다. 기술위원장 시절 선수 훈련수당과 전임감독제를 처음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2004년부터 축구연구소를 이끌며 서적 발간과 연구 활동을 지원해왔다.

   이날 허 이사장이 맨 먼저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정몽준 회장의 뒤를 이을 제51대 수장을 뽑는 공식 선거전이 시작됐다.

   축구협회는 이날부터 5일간 회장 후보 등록을 받고 22일 오후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대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허 이사장 외에 조중연(63) 축구협회 부회장이 15일이나 16일쯤 출마를 선언하기로 했고 민주당 국회의원인 강성종(43) 경기도축구협회장도 14일 출마 의지를 밝힌다.

   한편 차기 축구협회장은 15개 시.도협회 회장과 7개 연맹 회장, 협회가 지명하는 중앙대의원 5명 등 총 대의원 27명의 투표로 과반 득표자가 당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