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떠다니는 호텔'로 불리는 크루즈선이 올 한해 인천항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입항을 확정한 크루즈선만 모두 12척. 최근 5년간 평균 3척이 인천항을 찾았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그야말로 크루즈선 풍년인 셈이다.

가장 빨리 입항하는 크루즈선은 미국 크루즈선사 '아자마라 크루즈사(Azamara Cruises)'의 아자마라 퀘스트호(Azamara Quest, 3만227t). 710명의 승객을 태우고 오는 2월 12일 입항할 예정이다.

아자마라 퀘스트호는 3월 11일과 16일에도 인천항에 기항한다. 아자마라 크루즈사는 세계 3대 크루즈 선사인 미국 '로열 캐리비언 인터내셔널(RCI)'의 자회사다.

올해부터 크루즈 시장에 참여한 아자마라 크루즈사는 주로 3만t급 내외의 중소형 크루즈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형 선박이 기항하지 않는 인천항 등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소외된 '틈새시장'을 주로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갑문 통과가 가능한 7만t급, 폭 32m 미만의 크루즈선만 기항이 가능한 인천항으로서는 정기크루즈선을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번 기항을 계기로 인천항을 아자마라 크루즈선사의 정기항로에 포함시키기 위해 총력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3월에는 아자마라 퀘스트호 외에도 7척이 더 들어온다.

3월에 입항 예정인 독일선사 하팍로이드 크루즈사(Hapag Lloyd Cruise)의 유로파호(EUROPA, 2만8천890t)는 전세계를 유람하는 월드크루즈이다. 영국 선사 프레드올슨사(Fred. Olsen Cruise Lines)의 발모랄호(Balmoral, 4만3천537t)는 인천항 입항 크루즈선 중 최초로 1박2일간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인천항을 찾았던 크루즈선은 대부분 오전에 입항해 서울 등지를 관광한 뒤 오후에 승선해 다음 기항지로 떠나는게 일반적이었다.

관광을 떠나지 않은 일부 승객이 월미도나 인천항 인근 재래시장을 찾아 쇼핑을 하는 정도. 그렇지만 크루즈선 승객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쇼핑을 하면 1인당 수십여만원 가량을 지출할 정도로 씀씀이가 큰 편이다.


인천항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수록 그만큼 승객들이 지갑을 여는 시간도 많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발모랄호가 인천항에서 1박을 하는 것도 고무적이지만 승객이 1천340명으로 올해 인천항을 찾아오는 크루즈선 가운데 가장 많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인천항 인근 상인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3월에 입항하는 미국 오셔니아 크루즈사(Oceania Cruises) 노티카호(Nautica, 3만200t)와 역시 미국의 실버시 크루즈사(Silversea Cruises) 실버 위스퍼호(Silver Wisper, 3만200t)는 각각 2006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2번째 방문. 6월과 10월에도 인천항에는 각각 1척씩의 크루즈선이 기항할 예정이다.

10월 입항하는 미국 리젠트 세븐시스 크루즈사(Regent Seven Seas Cruise)의 세븐시스 마리나호(Seven Seas Mariner, 5만t)도 지난해 10월 인천항을 찾았다.

항만공사는 크루즈선들이 불편없이 입출항할 수 있도록 인천항 유관기관간 사전회의를 통해 체계적인 입출항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 선박의 재기항을 위해 기존의 입항 환영행사를 보완할 방침이다.

인천항을 기항하는 크루즈선의 증가는 곧 인천항이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11년 남항 제3준설토 투기장 옆에 5만t급의 크루즈 전용부두를 갖추게 되면 인천항도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당당히 정기 기항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