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파가 부동산 시장에도 몰아치면서 불과 1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정도의,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것이거나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해석에 동조한 물건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이 집을 사려하거나, 늘려가려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더 떨어질까봐 주저하고, 그렇다고 더 기다렸다가 사자니 시세가 반등될까 걱정이라고 합니다. 여기저기 물어봐도 답변조차 제각각인데, 어떤 이는 지금이 내집 마련의 절호의 기회라고 하고, 또 다른 이는 집값이 바닥을 치려면 아직은 멀었다나….
그러면 바닥은 언제일까…. 해답은 '부동산 떨이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법원경매법정에 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실물경기 동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다름 아닌 법원경매시장이기 때문이며 낙찰가격이 그 어떤 급매물 가격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특히 부동산 하강기에 뚜렷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다만 움직임의 순서는 서울 강남, 강북, 분당, 평촌, 수지, 수도권, 기타지역 순으로 2억~3억원대의 아파트부터 점차 큰 평형의 아파트로 번져가는 시기의 차이만 있다는 것인데, 이 또한 6개월 전후로 커브(흐름)를 같이한다는 것이 공식(公式)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23일에 있었던 대규모 '토지거래허가구역해제'조치에 이어, 정부와 여당이 27일 부동산 '3대 규제'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설연휴 다음날인 28일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경매법정에서 아파트와 연립주택에 대해 부동산 과열기에나 볼 수 있었던, 경매물건마다 보통 20~30명 혹은 그 이상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현재의 부동산 가격대와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부터 경매시장에서는 부동산가격이 변곡점을 통과했다는, 이른바 집값이 "이미 바닥을 쳤다고 읽은 것이다" 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아직은 경쟁자의 숫자에 비해 낙찰가율은 서울지역은 감정가의 65~70%선에서 매각되고, 경인권 지역은 56~64%선에서 낙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법칙은 상승기에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하강기에는 실수요자들이 경쟁력이 있는 것입니다. 바닥이 쉽사리 보이지 않는 하강국면에서는 기다림이 미덕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시기에는 법원경매의 낙찰금액도 동반 상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행투자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거듭 강조하노니 부동산 가격이 진짜 바닥이라는 것을 시장에서 삼척동자까지 모두 알게되는 순간, 더 이상 그 매물은 살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자진해서 게눈 감추듯 사라질 뿐만 아니라, 너도나도 벌떼같이 덤벼드는 통에 순식간에 빼앗기기 때문이니까.
/smnc@hanmail.net /(주)써플라이 엠엔씨 회장·(사)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