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파운즈 (Seven Pounds)
2008년/ 미국/ 123분/ 드라마, 미스터리
감독: 가브리엘 무치노
출연: 윌 스미스, 로자리오 도슨, 우디 해럴슨
개봉일: 2009.02.05.목
홈페이지: http://www.7pounds.co.kr/
★★★★★★☆ (6.5/10)



재작년 이맘때 개봉했던 영화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2006)'는 무일푼 세일즈맨에서 주식중개인으로 크게 성공한 실존인물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휴먼 드라마로 기억되고 있다.

아들과 함께 노숙을 전전할 정도로 추락한 생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그의 기적 같은 이야기는 근래 할리우드 영화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정통 멜로 드라마의 기조 안에서 강렬한 교훈적 메시지까지 녹여내는 매우 독특한 결과물로 관객들을 감동시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모든 사람들에게 흔쾌히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은 주지해야할 사실이다.

'행복을 찾아서'의 '가브리엘 무치노(Gabriele Muccino)' 감독을 주축으로 한 중요 스태프들과 주인공 '윌 스미스'가 간만에 다시 모여 내놓은 '세븐 파운드'는 많은 부분에서 전작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이번엔 실화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한 순간의 과오로 인생의 나락에 떨어진 주인공이 최선의 선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짧은 여정은 아름다운 화면,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매우 섬세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앞서 언급한 '행복을 찾아서'와 마찬가지로 잘 만든 짜임새와는 별개의 상당히 회의적이고 논쟁적 결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까지도 유사하다.

영화는 주인공 '벤 토마스(윌 스미스 扮)'가 찾아다니는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이들의 관계를 통해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이끌어내면서 동시에 사이사이 파편처럼 그의 과거를 삽입함으로써 해답을 위한 작은 단서들을 제공한다.


과연 그가 저지른 과오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이들을 통해 계획한 최후의 계획이 무엇인지 영화는 결말에 이르러 명쾌히 드러내지만, 이즈음에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감동이란 미스터리의 해답이 주는 후련한 카타르시스 보다는 바로 그의 위험한 각오를 실행하게 만드는 새로운 계기와 그 과정이 파생시킨 안타까운 멜로적 감성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바로 이 지점이 잘 만들어진 한편의 드라마가 매우 논쟁적인 갈등의 텍스트로 돌변하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선사하는 최후의 미덕이란 매우 극단적이고 위험한 서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고정관념을 넘어선 혁신적이고 매우 현실적인 창의(?) 아니면 한계를 넘어선 부패한 상업주의의 절정(?). 과연 이에 대해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평가할지 두고 볼 일이다.

또 다른 유사점 하나. '행복을 찾아서'에서는 윌 스미스가 아들 '제이든'과 동반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과거 '탐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입양했던 아들 '코너 크루즈'가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윌 스미스의 어린시절 역으로 출연하지만 순식간에 지나쳐버리니 관심 있다면 과거회상 속 수족관 신을 특별히 눈여겨보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