奉泰烈 중부지방국세청장의 올해 화두는 무엇일까. 새해 첫날 문득 그의 뇌리를 스쳐갔다는 질풍경초(疾風勁草) 즉 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고사성어처럼 세정개혁이 세찬 바람으로도 억센 풀과 같이 쓰러지지 않도록 뿌리를 깊게 내려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새해설계를 밝히는 奉청장의 얼굴에는 예의 담담함속에 비장함이 깃들어 있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세정개혁에 대한 성과로 공공부문 혁신 최우수를 비롯 부정부패추방 최우수 및 친절도 최우수 등 6차례에 걸쳐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비로소 세정개혁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에 불과합니다.”그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이렇게 평한다. 국세시스템과 국세공직자의 의식변화로 세정은 눈에 띄게 달라졌지만 납세자의 의식은 아직은 평가받을 만큼 크게 달라지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성실하게 신고하는 납세자를 우대하는 풍토가 조성되면서 점차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지만 아직도 납세자 가운데 상당수가 구태를 벗지못하고 있다고 奉청장은 지적한다. “이제는 납세자 스스로도 의식을 변화시켜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제한 그는 앞으로 세정개혁의 핵심적인 범주에 납세자의 불건전한 의식을 전환시키는 노력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奉청장이 지적한대로 국세행정은 지난 한햇동안 엄청나게 달라졌다. 조직개편, 업무개선, 인사쇄신에서 의식전환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틀의 변화가 끊임없이 시도되고 진행되어왔다.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놓고 감탄할 만큼 국세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여타 기관에서도 앞다퉈 벤치마킹하고 있어 국가적인 타산지석으로 삼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주도해온 핵심원동력 가운데 하나인 奉청장은 결코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않았다고 스스로 자세를 낮춘다. 왜냐하면 진정한 세정개혁은 납세자와 세무기관의 의식이 함께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사업자는 스스로 성실하게 신고·납부하고 세무기관은 이들을 최대한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야만 진정한 세정개혁이 될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하고 있다.

   이것이 올 한해 화두라고 奉청장은 말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시행해온 납세자보호담당관 제도 등 세정서비스 체계를 비롯 시스템에 의한 효율적인 세원관리 체계와 함께 세부담의 불균형해소 체계,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세정지원 체계 및 국가재정확충을 위한 세수관리 체계 등을 한단계 더 끌어올리는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역설한다.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는 말을 늘 생각합니다.” 처음 나무를 옮기는 이에게 무조건 상금을 주겠다고 할 때 아무도 믿지않았으나 실제 상금이 주워지자 비로소 백성들이 나라의 말을 믿고 따르게 되었다는 고사성어를 인용한 그는 국세공직자가 먼저 납세자에게 믿음을 줘야 납세자가 따른다는 말을 이렇게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결국 납세자로 부터 신뢰와 감동을 받는 세정으로 나가기위해 세무기관이 다시 한번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奉청장은 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일에 보다 관심을 갖겠다고 다짐한다. 이 말에는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사명감과 자긍심을 고취시켜 앞으로 2단계 세정개혁에 따른 난관극복의 지혜와 실천의지를 다져나가겠다는 그의 뜻이 담겨있음직 하다. /李龍植기자·ys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