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문초등학교 복도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역대 교장선생님들의 사진은 개교 105주년을 맞은 이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학교의 설립자 겸 제1대 학교장인 전학준 신부는 이제 빛바랜 흑백사진으로만 학교에 남아있지만 그의 교육이념은 학교에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듯했다.

   이 학교 교장인 강경수 수녀는 "전학준 신부님은 인천 초등교육의 선구자"였다며 "전 신부님의 투철한 교육적 사명감을 이어받기 위해 전 교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교장은 이어 "특기를 계발하고 신장시키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종교교육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은 박문교육을 차별화 시키며 박문초등학교를 인천초등교육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해주고 있다"며 이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가톨릭 정신을 토대로 학교를 설립한 분들의 교육이념이 학교 곳곳에 스며있기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강 교장은 이와 함께 "학교 설립 초기에는 박문학교를 유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던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며 전 신부가 1906년 뮈뗄(제8대 조선교구장)주교에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학교에서 나온 돈은 매달 필요한 금액의 3분의 1만을 겨우 충당하고 있고 중요한 사업을 하려면 월 50원이 필요하다'며 지원을 요구하는 전 신부의 편지에서는 박문학교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전 신부의 모습이 읽혀졌다.

   이 학교는 현재 개교 100년의 역사를 담은 '박문 100년사' 발간을 추진중이다. 이 책은 인천의 은인이었던 전 신부를 새롭게 조명하는 또 하나의 기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성훈기자·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