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압지 야경
'천년고도' 경주는 찬란했던 신라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옛 신라의 정취를 알차게 느낄 수 있도록 경주의 봄을 밤과 낮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천년의 소리 귓가에 맴도는 경주

소설가 강석경씨는 '경주산책'에서 경주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적었다. "산 자와 죽은 자,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경주는 늘 나를 매료시키고, 영감을 준다. 환상과 영감의 샘물인 경주와의 조우는 작가로서 행운이지만 정신의 고향을 갖게 되었으므로 한 자연으로서 행복한 일이다." 역사가뿐만 아니라 많은 문인들이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찾기 위해 경주를 찾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경주로 이끌까?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은 "경주는 천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신라로 돌아간 느낌을 전해줄뿐 아니라 다양한 전통 문화들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진 원장은 전설이 서려 있는 안압지, 첨성대, 반월성 등 시내에 있는 문화재들 주변으로 경주의 밤 산책코스를 추천했다.


#어둠속 살짝 드러난 신라의 미소

경주는 크게 시내권, 불국사권, 남산권 등으로 구분한다. 시내권에는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과 첨성대, 반월성, 안압지, 분황사, 경주국립박물관이 중심을 이룬다. 시내권 문화재들은 찾기 쉬울뿐 아니라 문화재와 자연이 잘 어우러져 있어 경주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은 찾는다. 여기에 더해 경주는 천마총에서부터 안압지에 이르는 길을 중심으로 유채꽃을 비롯한 다양한 꽃들을 심어 놓아 저녁 산책을 즐기는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반월성 해자를 비롯한 문화재 주변에 저녁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야간경관은 달빛과 어우러져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또 분황사와 안압지 주변에는 벚꽃이 4월부터 만개한다. 시내권이 사람들에게 손꼽히는 것은 꽃길 주변에 있는 문화재에 다양한 전설이 서려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사람들의 역사체험 현장으로도 좋기 때문이다. 한 예로 가로등이 켜져 있는 반월성과 계림을 거닐며 삼국유사 속에 있는 김알지의 탄생 설화를 들려준다면 지루할지 모르는 역사책을 흥미롭게 한다.

4월부터 경주시와 경상북도관광공사가 안압지와 대릉원 주변에서 주말마다 여는 무료 전통 공연은 경주를 즐기는 또 다른 즐길거리다. 이와 함께 아이들에게 체험학습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면 신라문화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찾으면 된다. 신라문화원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달빛신라역사기행'은 낮에는 문화유산해설사와 함께 시내권 문화재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분황사 또는 황룡사지에서 탑돌이와 전통 공연을 제공한다. 또 신라문화원이 대릉원 입구에서 운영중인 신라문화체험장에서는 천마총과 첨성대, 석굴암 성에 얽힌 이야기와 신라인들의 과학적인 조성 기법을 문화유산해설사로 부터 전해들을 수 있다.

※ 인터뷰 / 진병길 신라문화원장 "동양의 정원 안압지 강추"

"경주는 조상들의 숨결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경주의 문화를 세계 속에 알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은 "물질문명이 점점 발달할수록 정신문화가 살아 있는 경주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주는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유적이 있어 한 곳을 추천하기 힘들 정도로 신라와 관련한 문화재들이 많다"며 "꼭 한번 들러야 할 곳을 추천해 달라면 동양의 정원이라 일컫는 안압지, 첨성대 야간경관을 추천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진 원장은 "야간 조명이 아름다운 두 곳을 걷노라면 낮 시간과 또 다른 천년고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어둠이 주는 묘한 매력과 함께 신라천년 속 상상력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 자녀들의 학습적인 효과까지 생각한다면 신라문화원에서 둘째, 넷째 토요일 진행하는 달빛기행, 별빛기행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 시내권 맛집과 숙박

대릉원 주변에는 20여 년 전부터 쌈밥집들이 모여있다. 15년 전통의 숙영식당(054-772-3369)과 도솔마을(054-748-9232)은 경상도식 가정식 백반이 전문이지만 전통 가옥에서 음식을 즐기는 정취는 넓은 홀에서 많은 손님을 받는 쌈밥집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시내에서 숙박을 원한다면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에 있는 관광호텔과 가족식 여관들을 이용하면 되고 새벽 산사를 찾고 싶다면 불국사 앞 숙박업소들을 이용하면 된다.


자료제공:경주시, 신라문화원(054-774-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