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테라피, 이탈리아의 카페, 그리스의 정원….
무엇보다 바람을 타고 전해오는 향긋한 허브향은 생각만해도 감미롭다.
돌틈과 숲에서 허브가 자생하는 지중해 연안엔 못가더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이에 못지 않는
진풍경을 맛볼 수 있는 곳. 향을 먹는 마을(식당)에 들러 허브만이 자아낼 수 있는 향을 먹고,
다음으로 향을 마시는 마을(cafe)에 들러 향긋한 허브를 시원하게 마셔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곳으로 가보자.


※ 허브아일랜드에 가려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⑴구리톨게이트를 지나 일동, 이동, 퇴계원 방향으로 나와 ⑵일동방향(47번국도)으로 진입한다. ⑶내촌에서 포천시청 방향으로 P턴해 진입한 뒤 ⑷가산삼거리에서 우회전, ⑸포천의료원을 지나 하심곡삼거리에서 동두천, 청산방향으로 좌회전해 ⑹8㎞ 진행하면 우측에 보인다.

-자유로를 타고 ⑴문산IC로 나와 ⑵전곡방향으로 가다가 한탄강 다리 건너기전 동두천 방향으로 우회전, 강둑을 따라 1㎞직진 후 동두천 방향으로 진행한다. ⑶학담검문소를 지나 포천, 신북온천방향으로 좌회전해 포천방향으로 4㎞오면 좌측에 보인다.

사실, 가는 길이 조금 복잡하지만 주인장(031-535-6494)에게 전화하면 친절하게 알려준다.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곳

각종 규제로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포천. 그래서일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 줄이야….

구불구불 운치좋은 산길을 달려 도착한 허브아일랜드. 그림같은 아기자기한 성들이 뜻밖이다. 사진에서만 보던 남프랑스의 프로방스를 옮겨놓은 듯하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코끝으로 스며드는 향긋한 허브향기는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로즈마리, 자스민, 바이올렛 등 형형색색의 꽃은 보는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기에 충분했다. 가는 곳마다 허브향이 가득하다. 전체 면적 중 건물을 제외하면 모두 다 정원이다. 하지만 아직 서늘한 날씨탓인지 영화 '세계의 정원'에 나오는 정원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사라졌다. 최근 내린 서리로 야외정원에 심어진 허브꽃들이 모두 떨어진 것. "이곳은 4월 중순에도 서리가 내리기 때문에 꽃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게 임옥(48) 사장의 설명이다. 임 사장은 그래도 꽃을 보러 오는 손님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며 수천여만원씩 들여 야외정원에 꽃을 심는다. 가장 먼저 봄을 맞는 곳이라는 소문도 이 때문이다.

#이색적인 부대시설

허브의 일종인 타임을 밟으며 들어선 식물원은 새들의 아름다운 지저귐과 인공연못의 시원한 물소리로 마치 아열대기후의 숲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나 말못함', '흔들지 마세요'란 새장 푯말이 아름답고 재치있다. 허브향기 가게는 허브차, 포푸리, 향기치료용품, 허브 수공예품 등 다양한 허브제품의 천연허브향으로 향기롭다. 복층구조로 1층은 종류별 허브제품으로 전시돼 있고, 2층은 아기자기한 허브수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향기가게에 들어서자 목덜미에 발라준 허브오일 때문인지 시원한 느낌과 함께 상큼한 허브향기가 내내 콧속을 떠나질 않는다. 무료로 주는 허브차도 이색적이다.

선물가게는 혼을 쏙 빼놓는다. 향기에 관해 없는게 없을 정도다. 느긋한 음악에 취하고, 기분좋은 향기에 완전히 취하고,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끝도 없어 보이는 거대함에 갇히게 만든다. 국내 유일한 허브박물관에 들어서면 허브에 대한 모든 것이 한눈에 보인다. 이 곳을 '창밖에도 비슷한 분위기의 건물이 보여 고베의 기타노나 요코하마의 야마테 같은 곳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 어느 여행가의 글이 생각난다.

아기자기한 정겨움과 어마어마한 눈요기들. 허브아일랜드와 너무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이곳에서 만나는 직원들은 모두다 얼굴이 밝고 친절하다. 강매하는 사람도 없으며, 그냥 허브에 대해 몸과 눈과 호흡으로 공부하는 곳일뿐이다. 시간적 여유와 허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허브공방에서 비누와 갖가지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고 체험해서 가져갈 수도 있고, 금전적 여유까지 허락된다면 허브방의 특별한 숙박도 가능하다. 숙박하는 손님에게는 아로마테라피가 공짜다.

온통 허브천지다. 화장실에도 인테리어부터 비누까지 온통 허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압권인 것은 허브레스토랑.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인테리어가 사로잡는다. 오천원짜리 허브비빔밥은 식용꽃으로 장식돼 있어 먹기 아까울 정도로 환상적이다.

'천원에 세마리 허브붕어빵과 삼천원짜리 허브마늘빵만으로 행복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한 관람객의 글이 가슴에 와닿는다.

"허브의 진한 향은 뇌를 자극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치매예방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임 사장의 허브향에 대한 예찬론이 허사는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