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53회 신문의 날'이다. 기록에 의하면 세계 최초의 신문은 기원전 59년 당시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악타 디우르나(Acta Diurna)'라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근대신문이 나온 것은 1447년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활판 인쇄술을 발명한 이후이며, 19세기 중반까지 신문은 정보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기록을 통해 잘 알 수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신문은 1883년 10월 31일 정부의 박문국에서 창간된 한성순보이며 민간이 만든 최초의 신문은 1896년 4월 7일 서재필이 창간한 독립신문. 4월 7일이 '신문의 날'이 된 것은 바로 독립신문의 창간일 때문이다.

# 신문의 장점

신문은 정보를 담아내는 사회총체적 매체로서 다른 매체에 비해 많은 정보를 심층적으로 제공하고 독자들에게 어떤 사건이나 뉴스에 대해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사회의 가장 충실한 매체이다. 신문은 휴대하기에 가장 편리한 매체로서 누구든지 신문을 쉽게 구해서 언제어디든지 가지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으며 보관성과 안정성이 강해 독자들에게 보다 강력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특히 종이신문은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난 정보를 읽는 것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뉴미디어의 등장에도 근본적인 영향력이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과시한다.

신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경우 간접적인 체험이 증가해 현실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반면 종이신문 기사는 여과된 정보로 독자의 현실인식을 강화하여 사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중앙 일간신문이나 방송이 전국적인 상황이나 멀리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갖가지 사건이나 사실에 대해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면 지역신문에는 지방단위에서 발생하는 기사거리들이 지면이나 인터넷 공간을 가득히 채우고 있다. 이를 통해서 독자들이 사실적 내용을 손금 들여다보듯이 훤하게 알 수가 있고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얻게 된다.


# 종이 신문의 미래

미디어 학자 마셜 맥루한이 예견했던 '활자형 인간'의 종말은 신문업계로서는 상당히 위협적인 선언이었다. 전자매체 시대의 도래로 새로운 인간형이 탄생하고 이를 통해 지구촌이 형성될 것이며, 활자매체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활자매체의 대표주자인 신문으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영상매체의 보편화, 나아가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이 이루어진 지금, 말 그대로의 인쇄매체 종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화가 편지를 소멸시키지도, 텔레비전이 읽기와 쓰기를 소멸시키지도, 인터넷이 신문 구독을 중단시키지도 않았다.

19세기 이후 대중매체의 변천을 추이해 보면 앞으로도 신문의 형태와 기능이 계속될 것이라는 결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주요 매체들은 새롭게 나타난 매체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소멸되거나 사회적 기능을 잃지 않았다. 라디오가 텔레비전의 출현 이후에도 건재하고 있으며, 할리우드 영화산업도 텔레비전의 도전 속에 오히려 입지를 공고히 했다. 신문은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케이블 뉴스 채널에 이르는 많은 매체의 도전을 받고도 여전히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에 있어서도 이러한 경향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뉴미디어와 올드 미디어의 구분은 상대적일 뿐, 올드 미디어가 뉴미디어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역사 속에서 올드 미디어는 뉴미디어의 도전 속에 자신의 고유기능과 장점을 극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이라는 사회적 환경은 과거 100년의 변화속도를 단 몇 년으로 단축시키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끝없이 진화하고 있는 신문은 과거보다도 더욱 많은 발전과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종이신문의 고유영역은 유지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인터넷과 TV가 앞으로도 대중적인 외연을 확대해가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종이신문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급, 정통 정보의 제공자로서 변함없이 신문이 확고한 지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우리나라 소비생활의 중요 담당자인 중장년층은 다른 매체와 함께 종이신문을 통해 상당한 정보를 취득한다. 이들은 매일 아침 종이신문을 통해 신선한 정보를 접하고, 각종 사설과 칼럼을 읽으며 우리나라 오피니언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즉, 소위 중상위층에 해당하는 그룹에서는 종이신문만이 제공할 수 있는 아침의 신선함, 칼럼, 사설 등을 얻기 위해 종이신문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종이신문이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