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초! 국사 시간에 고려시대 역사를 배우다가 아쉬웠던 순간으로 떠오르는 부분이 삼별초다. 우리 역사에 삼별초는 강화로 천도한 고려 무신정권이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설립한 군대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몽고에 투항한 정부에 반발하며 국가의 자주권을 찾으려고 노력했기에 짧지만 강력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왕을 세워 고려의 자주권을 찾으려고 했던 삼별초. 처절하지만 강인한 한국인의 기상을 보여줬던 역사의 현장이 진도에 살아있다.
■ 진도의 먹거리와 특산물
진도 '홍주!' 전통 술이 가지고 있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빛깔도 아름다워 한번 맛을 본 이들은 이 매력에 함껏 빠져든다. 단 40도가 넘는 고도주이기에 과음보다는 그 맛과 향을 즐기는 것을 권한다.
여느 전남 해안 도서들처럼 돌김·도림역·전복·참굴·꽃새우 등 다앙한 해산물이 나는 곳이 진도지만 꼭 하나만 추천하라고 한다면 구기자를 추천하고 싶다. 진도 구기자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해양성 기후와 일조시간이 가장 긴 지리적 특성으로 단백질·지방·탄수화물·칼슘·유기산·비타민 성분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진도군 홈페이지를 찾는다면 군이 추천하는 구기자 된장과 고추장·구기자주·구기자차 등의 구매 방법을 알 수 있다.
■ 삼별초와 진도
고려 원종 11년이던 서기 1270년. 강화에서 고려 왕조를 보호하던 삼별초가 수백척의 배를 이용해 남하했다.
삼별초는 고려 정부가 몽골에 항복한 것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강화를 떠난 삼별초가 향한 곳은 진도. 진도는 본섬이 넓은 것 뿐만 아니라 해남을 비롯한 인근 전라남도와 교통이 편할 뿐만 아니라 쉽게 적이 침투하지 못하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을 익히 알고있던 삼별초는 몽고와의 길고 긴 전쟁을 위해 진도로 향했다.
진도에 도착한 삼별초가 처음 한 일은 자주적인 고려 정부를 새롭게 수립하기 위해 새로운 왕(왕온)을 세우는 것과 긴 전쟁을 대비한 성을 쌓는 일이다. 진도에 흔적으로만 남아있는 용장산성. 그곳이 바로 삼별초가 몽고와의 항쟁을 위해 쌓은 곳이다. 용장산성의 흔적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곳은 삼별초에 소속된 군인들만 참여해 쌓은 성이 아니다. 산성이기에 자연적인 지세를 이용해 쌓아졌지만 국가의 독립을 위해 진도와 전남 연안에 거주하던 고려인들이 함께 쌓았다. 우리 역사에는 삼별초의 항쟁이 불과 3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등장하지만 이곳 진도에서 만큼은 7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진도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있다.
■ 삼별초의 흔적을 찾아서
삼별초의 항쟁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용장산성이다. 용장산성에는 삼별초가 새로운 왕으로 옹립한 왕이 거처할 수 있는 왕궁터가 남아 있다. 또 왕궁터 주변에는 진도군에서 삼별초의 대몽 항쟁의 의미와 진도를 중심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역사관이 건립되어 있어 쉽게 삼별초의 활동상을 알 수 있다.
용장산성을 봤다면 남도석성도 방문해봐야 한다. 현재 남도석성 안에는 민가가 들어서 있다. 하지만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지속적으로 관리되어 오던 읍성의 구조와 함께 전라남도 해안지방만의 특색있는 풍광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진도에 왔으면 꼭 둘러봐야 할 곳은 삼별초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용장산성과 남도석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 후기 회화 문화를 이끄는 운림산방도 꼭 둘러봐야 할 명소다. 운림산방은 남화의 대가인 소치(小痴) 허유(維)가 말년에 거처하던 화실의 당호로 일명 '운림각'이라고 한다.
허유의 호 소치는 스승인 추사 김정희가 붙여준 것이다. 운림산방·쌍계사·상록수림이 한데 어우러진 이곳은 사철 어느 때를 가더라도 풍광이 아름다워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운림산방에서 약 150m를 오르면 지난 1995년 건립한 진도아리랑비가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또 중앙기상대가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꼽고 있는 진도 세방낙조 전망대를 찾는다면 해질 무렵 섬과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일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 인터뷰 / 김정호 진돔누화원장 "삼별초의 자주적 사상과 항쟁… 치열한 오늘 국제정세 큰교훈"
"진도아리랑은 신의 축복을 기도하는 노래입니다."
진도문화원 김정호 원장은 "구슬프게 들리는 정선아리랑과 달리 진도아리랑은 즐거운 노래다"고 말한다.
그는 "정선아리랑은 힘겹게 산을 넘는 산악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피로를 잊기위해 불렀다면 진도아리랑은 바다의 풍요와 섬의 곡식이 풍요롭기를 기원하기 위해 불렀던 노래"라고 설명한다. 이런 까닭에 진도아리랑은 빠르게 부르면 경쾌하고 즐거워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인다.
김 원장은 삼별초에 대해서도 "기간은 짧지만 그들이 지향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 시대에 힘이 될 우리의 중요한 역사"라며 "진도를 통해 삼별초의 자주적인 사상과 진도만의 해양 문화를 통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협조:진도군청(061-544-0151), 진도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