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상 수상자들은 여전히 '그림'과 인연을 맺고 있을까. 2009 제12회 바다 그리기 대회를 앞두고 역대 대상 수상자 3명을 만났다. 초대 대회 대상 수상자는 어엿한 미술대 학생이 됐고, 나머지 2명의 고등학생들도 미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2002년과 2008년, 두 차례나 대상을 거머쥔 홍성관(17·인제고 3) 군. 초등학교 5학년때와 고등학교 2학년때 단 두 번 나가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홍군은 바다 그리기 역사상 가장 특별한 수상자로 꼽힌다. 홍 군은 미술대학 진학을 위해 요즘 더욱 열심히 붓을 들고 있다고 했다.
홍군에게 '바다그리기 대회'는 인생의 '항로'가 된 셈이다. "자신감이 생겼죠. 유치원 다니면서부터 그냥 좋아서 그림을 그렸는데, 대상을 받고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홍군은 대상을 받은 두 대회 모두 배를 그렸다. 같은 소재였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았다.
장래 희망이 미술 교사라는 홍 군은 "주어진 시간 안에 하얀 도화지를 모두 채워야 하기 때문에 미술대회 참가는 각별한 경험"이라면서 "올해에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게 아니라 후배들을 격려하는 선배로서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때인 2003년에 대상을 차지한 황윤화(17)양은 아예 인천예고 미술과에 진학했다. 3학년인 황양은 미대입시를 준비중이다. 만 두 살때 '그림'을 그려 가족을 놀라게 했다는 황양은 바다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미술 공부에 대한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했다. 황양은 "여타 친구들처럼 일반적인 교과 공부를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 보다 자유롭게 공부하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대학에 가서는 미술 실기 뿐만 아니라 경영 등 제반 이론 부문도 공부해 훗날엔 갤러리도 운영하고 싶다"는 포부를 들려줬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8년, 초대 대회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하은경(22·숙명여대 회화과) 씨에게도 바다그리기 대회는 인생의 '방향타'가 됐다. 덕원예고를 거쳐 미대를 택한 하씨는 "당시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출전해 바다를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던 경험이 지금까지도 미술학도로서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예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홍정숙(47·여)씨는 "이 대회는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어서 그 자체로 의미있다"면서 "대회는 아이들에게 지역을 알게 하고 정서를 함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의의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