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여섯번째로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 '시선1318'은 다섯 명의 감독이 '청소년 인권'을 각자의 스타일로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선보여왔던 '여섯개의 시선'(2002년), '다섯개의 시선'(2005년), '세번째 시선'(2006년) 등 인권영화 시선 시리즈의 바통을 잇고 있는 영화로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독립영화'지만 상업영화계에서 활동해온 감독들이 본인의 재능을 십분 발휘해 일반관객도 가볍게 보며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어른이라면 지금 아이들과 그 시절 자신의 모습을 대비시켜보는 것도 흥미를 더할 듯하다. 1318세대의 생각과 현실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그려낸 '시선1318'은 11일부터 씨너스 이채, 씨네큐브 광화문, 아트하우스 모모, CGV 무비 꼴라쥬 등에서 청소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담아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참고로 이번 영화의 별점은 일반 영화처럼 작품성이나 재미를 기준으로 잣대를 대기보단 우리의 미래가 될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다섯가지 시선에 희망을 담은 별 하나씩을 붙여봤다.
뮤지컬에 담은 교실 이데아
1. 방은진 감독의 '진주는 공부중'
실제 청소년들을 취재하여 시나리오를 쓰고 거기에 춤과 노래를 덧입힌 뮤지컬 방식 영화다. 방은진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자비를 보태기도 했다는 후문. 코믹연기의 달인 성지루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담임 선생님 역을 맛깔스럽게 연기,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하고 있다.
방황하는 별들의 성장통
2. 전계수 감독의 '유.앤.미'
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결정하고 싶지만 그것마저 두렵고 쉽지 않은 두 청춘의 성장통과 혼돈을 그려내고 있다. 10대들 뿐만 아니라 답답한 현실에 방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나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 뮤지컬 영화 '삼거리 극장'에서 전계수 감독이 선보인 파격적인 연출을 다시 한 번 맛볼 수 있다.
예비 88만원세대의 치열한 자가진단
3. 이현승 감독의 '릴레이'
'그대 안의 블루' '네온 속으로 노을 지다' '시월애' 등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은 청소년 비혼모(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기르는 여자)의 학습권을 주제로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경쾌하고 풋풋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학교에서 하룻동안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릴레이'는 '과속스캔들'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영과 5천54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여고괴담5-동반자살'의 주연으로 낙점된 손은서의 앳된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밖에 교감선생님 역의 문성근과 보건교사 역의 정유미 등 배우들이 가세했다.
다문화가정의 소통 잔잔한 울림
4. 윤성호 감독의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감독은 청소년들을 수십 차례 인터뷰하면서 어른과 청소년의 간극을 느꼈고, 결국 어떤 장치나 이야기로 현실에 덧대기하는 것을 포기하고 날 것 그대로의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다수 청소년 드라마들의 피상적인 묘사와는 달리 그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게 다소 생소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그들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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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비혼모의 학습권무거운 주제 경쾌한 터치
5. 김태용 감독의 '달리는 차은'
다문화가정의 십대 청소년 문제를 그려낸 '달리는 차은'은 달리기 선수인 차은 역에 걸맞은 배우를 구하기 위해 전국을 돌다가 실제 육상선수를 출연시켜 눈길을 모은다. 엄마 역은 필리핀 이주 여성 아르세니아 씨를, 차은 동생 역의 동민은 한국인 아빠와 필리핀 출신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의 자녀를 캐스팅해 현실감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