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56)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과 황선홍(41)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부산 아이파크가 2009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수원과 부산은 7월1일 오후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대회 16강 단판 대결을 벌인다.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골잡이 출신 사령탑들이 지략대결을 벌이게 돼 관심이 쏠리는 경기다.
한때 대표팀에서 사제지간이었던 둘은 황 감독이 부산 사령탑에 오른 지난해부터 그라운드에서 적장으로 만났다.
지도자로서 맞대결에서는 차 감독이 단 한 번도 패배를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해 K-리그와 리그 컵대회에서 1승1무씩을 거뒀고, 올해 K-리그에서도 2-0 승리를 이끄는 등 차 감독의 수원이 부산을 상대로 5전 3승2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번 대결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수원은 올 시즌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난해 정규리그와 리그 컵대회 우승을 독차지한 수원은 올해 K-리그에서 2승4무6패로 15개 팀 중 14위 처져 있다.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에서 그치며 아시아 제패의 꿈을 접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FA컵에서도 일찌감치 떨어져 나간다면 분위기 반전은 더욱 쉽지 않게 된다.
설욕을 노리는 부산도 사정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은 최근 K-리그 3경기에서 1무2패만 기록했다. 특히 3주간 휴식기에 전열을 재정비하고 나선 대전(2-3 패), 제주(0-2 패)와 경기에서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
수원과 부산은 컵대회 16강전 이후 이번 주말 껄끄러운 상대인 성남, 서울과 각각 K-리그 홈 경기를 치러야 해 부담이 크다. 이번 맞대결에서 진다면 부진의 골은 더 깊어질 수 있다.
K-리그 2, 3위를 달리는 FC서울과 전북 현대는 '완산벌'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서울은 최근 정규리그 4연승으로 2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극적으로 8강까지 오르는 등 팀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반면 정규리그에서 8경기 연속 무패(6승2무)의 고공행진을 벌이며 선두를 달렸던 전북은 최근 리그 4경기에서 1승1무2패로 주춤하면서 3위까지 미끄러져 이번 서울과 맞대결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16강에는 실업축구 고양 국민은행과 대학축구 경희대, 중앙대 등 아마추어 세 팀이 올라 '그라운드 반란'을 꿈꾼다.
FA컵 4강에 두 차례(2006, 2008년)나 올랐던 '프로 킬러' 국민은행은 32강에서 K-리그 울산 현대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16강에 올라 디펜딩챔피언인 포항 스틸러스와 홈 경기를 치른다.
경희대는 대전 시티즌, 중앙대는 성남 일화와 8강 티켓 싸움을 벌인다.
◇2009 하나은행 FA컵 16강 일정(7월1일)
고양 국민은행-포항 스틸러스(고양종합)
제주 유나이티드-광주 상무(제주월드컵)
전남 드래곤즈-강원 FC(광양전용)
전북 현대-FC서울(이상 19시.전주월드컵)
대전 시티즌-경희대(대전월드컵)
성남 일화-중앙대(이상 19시30분.성남종합)
부산 아이파크-수원 삼성(부산아시아드)
경남FC-대구FC(이상 20시.창원종합운동장)
< FA컵축구 > 차범근-황선홍, 16강 지략대결
입력 2009-06-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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