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7일 유네스코가 조선왕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뒤 왕릉을 찾는 관람객의 발길이 급증하고 있다. 앞으로 조선왕릉 관람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보전에 치중했던 기존의 왕릉 정책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13일 문화재청과 동구릉관리소에 따르면 건원릉·현릉·목릉 등 9기의 조선왕릉이 있는 구리시 동구릉에는 지난 7월 1만7천여명의 관람객이 찾아왔다. 지난해 7월에 8천여명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96%나 늘어난 셈. 여름이 왕릉 관람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동구릉 뿐 아니라 경릉·창릉·익릉 등 5기의 왕릉을 가진 고양시 서오릉 관람객도 지난해 7월 1만9천여명에서 올 7월에는 2만8천여명으로 46% 증가했고, 남양주시의 광릉 관람객도 지난해 7월에 비해 62%나 많아졌다.
여기에 경기관광공사는 조선왕릉에 초점을 맞춘 관광상품으로 오는 9월부터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라 국내외 왕릉 관람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폭발적인 관람객 증가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부터 예고됐다. 등재 소식이 전해진 6월27일부터 30일까지 3일 동안에만 서오릉에는 8천100여명, 동구릉에는 5천명 가까이가 몰려들었다.
조인제 동구릉관리소장은 "등재 뒤 15일간 진행된 무료관람 효과도 있겠지만 최근의 관람객들은 지나다 들르거나 운동하러 왔던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며 "주말에 활동하는 문화해설사가 5명인데 이들의 설명을 듣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라고 달아오른 관람열기를 설명했다.
현재 조선왕릉은 국가재산으로 문화재청이 도와 서울시에 14개 관리소를 운영하며 관리하고 있다. 단, 남양주시의 사릉은 비공개 왕릉이고, 단종이 잠든 강원도 영월군의 장릉(莊陵)만 지자체의 위탁관리 아래 있다. 주도권은 문화재청에 있지만 조선왕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경기도 등 왕릉을 보유한 지자체들은 왕릉 관련 시책 수립에 나섰다.
도의 경우 이미 경기문화재단 등과 함께 조선왕릉의 문화관광 자원화 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정수복 도 문화재보존담당은 "보전과 효율적인 활용이 동시에 필요하다"며 "정부의 정책과도 보조를 맞추며 도가 추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