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에이전트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피터 로웰 셀틱 단장과 만나 이적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기성용의 에이전트사인 IB스포츠는 이와 관련해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없다. 이적 시기 등을 놓고 이날 한 번 더 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IB스포츠는 "셀틱에서는 이달 말까지 시한인 이적 기간이 끝나기 전에 기성용을 영입할 의사를 밝혔지만 소속팀인 FC서울은 이번 2009-2010시즌이 끝난 뒤인 내년 1월 정도가 적당한 이적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 언론의 분위기도 다음 이적 시장이 열리는 내년 1월 이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이날 인터넷판에 로웰 셀틱 단장의 말을 인용하며 "어제 기성용 측과 런던에서 만났지만 이달 안으로 이적이 성사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또 스코틀랜드 일간지인 스코츠맨 역시 "토니 모브레이 셀틱 감독이 '기성용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셀틱이 기성용 영입을 제안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8월 안으로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보다는 내년 1월이 더 현실적인 것 같다"는 기성용 에이전트의 말도 함께 보도했다.
토니 모브레이 셀틱 감독도 "기성용은 매우 젊은 선수"라며 "지금 바로 팀에 합류하더라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잠재력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미래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브레이 감독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웨스트브롬 사령탑에 있을 당시 김두현을 영입해 한국 선수와 인연이 많은 편이다.
한편 서울은 이청용(21)의 볼턴 원더러스 이적과 데얀의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차출 등의 공백이 큰데다 선수 등록 기간이 끝난 뒤 기성용의 이적 가능성이 제기돼 전력 보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기성용의 8월 이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서울 관계자는 "2000년 이후 K-리그 우승이 없는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 있는 등 좀처럼 잡기 어려운 기회를 맞았다. 반면 기성용은 얼마 전 일본 쪽에서도 영입 의사를 밝히는 등 앞으로 활약에 따라 얼마든지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성용 측은 이번 기회를 살려 셀틱으로 이적하겠다는 뜻이 강하다.
기성용의 아버지 기영욱씨는 "지난해 독일 함부르크와 올해 일본 요코하마 등의 제안이 왔을 때 구단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 유럽 진출은 괜찮은 것 아닌가. 큰 무대로 진출할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구단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셀틱 이적 협조를 희망했다.
기성용과 셀틱, FC서울이 어떤 합의를 끌어내 또 한 명의 유럽파 선수가 탄생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