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임승재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내년부터 2단계(2010~2014년) 사업에 돌입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올해 마무리되는 1단계 사업을 되돌아보고 향후 2단계 사업의 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상익 인천경제청 기획조정본부장을 팀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에서는 비전과 목표를 새로 수정, 보완하고 분야·지구, 주요 사업별 성과와 문제점 등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특히 1단계 평가는 각 사업별 실무 직원들이 실명을 달아 보고서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중이다.
이 본부장은 "1단계 사업은 도시의 주요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개발 위주의 형태였다"며 "향후 2단계는 외국인 투자 유치와 제도 개선에 무게 중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이 지난 상반기까지 계약을 맺은 외국인 투자예정금 67억달러 가운데 실제 투자가 이뤄진 금액은 6% 수준인 4억8천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부진한 외자 유치 실적은 매년 국정감사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현재 인천경제청은 해외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을 산업별로 전수 조사하고 국내 대기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인천경제청은 각 사업별 모델에 맞는 타깃 기업을 발굴해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분양가 상한제'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주거 시설을 분양해 얻은 수익을 기반시설에 재투자하는 구조로 추진되고 있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7년 9월 집값 상승과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까지 확대, 적용했다.
경제자유구역에서 민간사업자가 개발하는 주택사업도 공공택지로 묶여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됐다.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민간사업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송도국제업무단지 등의 주요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외자 유치 활동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송도 6·8공구를 개발하고 있는 한 외투기업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며 "경제자유구역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을 것이라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김충진 정책조정팀장은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기 이전에 계약이 체결된 사업까지 소급 적용하는 것은 신뢰 보호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투자유치와 외국인 정주여건 조성에 있다.
그런 면에서 영어 상용화 문제도 외자유치와 제도개선 못지않게 중요하다.
정부도 경제자유구역내 영어 상용화 도입을 위해 '경제자유구역 영어환경 조성 지원사업'을 적극 검토중이다. 각 지자체들이 추진해온 경제자유구역 영어 상용화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자칫 외자유치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2단계 사업은 2014년까지 추진된다.
이 때쯤이면 송도와 영종·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얼추 마무리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하나의 도시로 점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개발'과 더불어 '관리' 문제도 간과할 수 없게 됐다.
2단계 사업이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송도 중앙공원과 같이 매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관리비가 들어가는 대단위 공원을 비롯한 각종 도시기반 시설이 인천경제청으로 하나둘 넘어오게 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조성될 공원·녹지는 1천773만㎡. 서울 여의도 면적의 5배다.
2단계 사업 기간내에는 청라지구 중앙 호수공원과 영종지구 자연녹지 등 인천경제청이 관리해야 할 공원·녹지가 지금의 10배 수준인 1천211만㎡로 늘어난다.
공원·녹지 관리비 예산만 해도 연간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공원·녹지를 포함한 도시기반시설이 무엇이 있고 또 이를 관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산적한 현안이 많다.
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송도 11공구 매립과 10년 이상 제자리 걸음인 용유·무의관광단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제업무타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개교 시점이 불투명해진 송도국제학교 개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