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천/윤인철기자]'새 하얀 쌀밥에 손으로 쭉 찢은 김치 하나?'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든 시절. 마땅한 땟거리가 없어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당시 누구나(?) 꿈꿨던 소원이 있었다. 새하얀 쌀밥에 김치를 손으로 쭉 찢은 뒤 수저에 척 얹어, 원 없이 한번 먹어봤으면 하는 것이었다. 우리네 어르신들이 그리던 공통된 꿈이었다. 그런 애환이 묻어있는 새하얀 쌀밥을 마음껏 먹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이천 설봉공원에서 열리는 제11회 이천쌀 문화축제. 2003년부터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유망축제로 지정된 이천쌀문화축제는 2007년 경기도 우수 축제평가회에서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는 등 국내 최고의 농경문화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예로부터 임금에게 쌀을 진상하던 이천에서 열리는 이천쌀 문화축제의 올해 주제는 '행복이 넘실거리는 흥겨운 풍년잔치'다.

국내 대표적인 대동놀이인 이천쌀 문화축제는 농업인들이 풍년농사를 자축하는 농업인 축제, 생산·소비자가 함께 즐거움을 나누며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도·농 교류축제, 외국관광객들이 우리의 농촌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관광축제로 열린다.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가 준비돼 있는 올해 축제는 농업인과 예술인, 전문놀이꾼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풍년마당, 동화마당, 문화마당, 농경마당, 놀이마당, 기원마당, 쌀밥카페, 햅쌀거리, 주막거리 등으로 구성돼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천쌀문화축제의 백미는 축제 개막일인 22일 이천시내에서 행사장으로 이어지는 임금님진상행렬이다. 또 쌀밥카페에서 열리는 이천쌀밥 명인전, 가마솥밥 이천원 이천명, 외국인 송편 만들기와 세계쌀요리경연 등은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밖에 추수감사제, 외국인 장기자랑, 햅쌀 노래자랑, 풍년마당극, 풍년대장군제, 햅쌀여장군제, 가마싸움, 석전놀이, 거북놀이, 용줄다리기, 강강술래, 풍년대박 터뜨리기, 소원줄 엮기, 농기싸움, 허수아비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관광객들에게 평소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이틀간 개최되는 세계쌀요리경연대회에는 세계에서 쌀을 재배하는 10여개국이 참가해 각 나라에서 쌀로 만든 각종 요리를 선보이게 된다. 물론 관람객들에게 이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설봉공원 도로에 마련된 햅쌀장터에서는 즉석에서 도정한 쌀을 판매하고 다양한 잡곡, 채소류, 화훼류, 축산물과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품도 구입이 가능하다. 택배로 가정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는 기본이다.

이천쌀문화축제추진위원회에서는 이번 축제를 도시와 농촌의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어울림 한마당으로 마련하기 위해 2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이천쌀 문화축제의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공모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쌀문화축제의 이모저모, 새롭게 꾸민 쌀축제, 농경문화와 벼(쌀) 이야기 등 이천쌀 문화축제를 소재로 한 UCC를 출품하면 된다. 형식은 동영상, 사진, 그림, 만화, 텍스트, 3D애니메이션 등 UCC형식으로 50m 내외, 동영상의 경우 러닝타임 3~5분 분량이다. 대상 300만원을 비롯해 모두 2천200만원의 시상금이 걸려 있다.

문의:(031)644-4121, 631-2044. 이천쌀홈페이지(www.2000ssal.co.kr), 이천쌀문화축제홈페이지(www.ricefestival.or.kr)


※ 올해 이천쌀 문화축제는? 정부육성 경기도 대표 '우수축제'

올해 이천쌀 문화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문화관광축제 중 우수축제로 선정돼 국비 1억5천만원을 지원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2개의 대표축제를 포함한 2009년도 문화관광축제 57개를 선정, 발표했다.

그리고 경기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이천쌀 문화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우수축제로 재선정됐다.

연천구석기축제는 우수축제에서 한 단계 아래인 유망축제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과 함께 선정됐고 파주장단콩축제와 남사당바우덕이축제는 예비축제로 선정돼 사실상 이천쌀 문화축제를 경기도의 대표축제로 육성하게 됐다.

문화관광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해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이 축제현장을 방문, 정밀심사를 거친 뒤 선정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선정하는 제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