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독감철을 앞두고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의 확산 기세가 날로 거세지면서 각국 정부가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6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독일에서는 정치인과 국민용 백신이 다르다는 '2등 백신' 논란이 계속됐으며, 중국과 캐나다, 미국에서도 상당수의 시민이 백신 효과를 믿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獨, '2등 백신' 논란 지속 = 독일 정부는 26일 내과 의사, 간호사, 구조 요원, 만성질환자 등 우선 접종 대상자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2등 백신'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독일 정부가 일반 국민용으로는 항원보강제(adjuvants)가 포함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의 '팬덤릭스'를, 정치인과 정부 관리ㆍ군인용으로는 항원보강제 성분이 없는 백스터 인터내셔널사(社)의 '셀바팬'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이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는 것.
현지 여론조사기관 엠니트에 따르면 독일 국민 중 백신 접종을 받겠다는 사람은13%에 불과한 반면, 접종을 받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는 66%에 달했다.
또, 시사주간 포쿠스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8%가 예방접종을 원하지 않는다고답했다.
항원보강제가 포함된 백신의 취약 그룹(임산부.어린이 등)에 대한 안전성 여부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을 꺼리는 국민이 늘자, 독일 정부는 앙겔라메르켈 총리도 '팬덤릭스'를 접종받을 것이라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고 AP통신이전했다.
◇ 캐나다서도 효과 반신반의 = 같은 날 백신 접종이 시작된 캐나다에서도 국민중 절반이 백신의 효과를 의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글로브 앤 메일이 여론조사기관 '스트래터직 카운슬'에 의뢰한 조사결과에따르면 응답자 1천명 중 백신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이 51%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59%는 신종플루가 다른 독감과 비슷한 수준의 위험성을 가졌다고 생각했으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7%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에서도 정부와 차이를 보였다.
◇ "중국제 백신 못 믿어" =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와 최대 포털 소후닷컴이 26일 자국민 2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은 백신의 안전성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4%는 백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접종받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15%는다른 사람들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한 반면 접종을 받겠다는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 노바티스, '셀투라' 박테리아 감염설 부인 = 스위스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이날 자사 신종플루 백신 '셀투라'가 박테리아에 오염돼 스위스 보건당국의 시판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노바티스의 에릭 앨도프 대변인은 "셀투라는 박테리아에 오염되지 않았으며, (셀투라) 제조 과정은 계란을 이용한 방법보다 훨씬 청결하다"고 주장했다.
노바티스는 계란을 이용한 일반적인 백신 생산 방법 대신 개의 신장 조직에서 배양한 세포로 셀투라를 생산하는데,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좀더 빨리 백신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스위스 일간 타게스-안차이거는 지난 2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스위스 보건당국이 임상실험 과정에서 셀투라가 박테리아가 오염된 것을 발견, 셀투라에 대한 시판 허가를 보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위스 보건당국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 "美, 백신 투약 늦지 않아" = 미국에서 신종플루 백신 부족 및 공급 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캐슬린 시벨리우스 미 보건장관은 신종플루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늦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벨리우스 장관은 26일 ABC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백신 부족 사태로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알지만, 보건당국은 이미 1천650만명분의 백신을 준비해 둔 상태라면서 "우리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현재 유통 중인 백신 5개 중 4개는 해외에서 생산된 것이지만, 내년에는 국내 생산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신 부족사태와 관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의 앤 슈채트 박사는 25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및 노년층이 임산부 및 노년층에게 접종 기회를 양보해 줄 것을 촉구했다.
세계각국 신종플루 백신 논란으로 시끌
입력 2009-10-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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