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동해바다를 매립해 만든 임해 장례식장.
[경인일보=일본 도쿄/조영상·추성남기자]일본 도쿄도(東京道) 마치다시(町田市)에 위치한 미나미타마(南多摩) 장례식장.

도쿄 중심부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 장례식장은 1975년 하치오지(八王子)·마치다(町田)·다마(多摩)·이나기(稻城)·히노(日野) 등 도쿄도 내 5개 시가 조합을 구성, 설립했다.

1만3천㎡ 부지에 화장시설과 식장, 대기실 등 화장을 위한 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된 이 장례식장은 설립 이후 매년 가동률이 90%가 넘을 정도로 많은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장례식장은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혐오시설로 기피하는 우리와는 달리 하치오지 등 도쿄도 내 지자체 5곳이 조합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장례식장을 설립한 이유는 뭘까?

미나미타마 장례식장은 현재 장례식장이 위치한 마치다시에서 늘어가는 노령 인구를 대비해 설치의 필요성을 언급, 당시 뉴타운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던 인근 지자체와 의견수렴 등 충분한 논의를 통해 지어졌다.

최초 설립에 투입된 예산은 5개 지자체의 세금으로 충당하고 부족한 부분은 국가 융자로 채웠으며, 장례식장의 위치는 주택과 조금 이격되고 숲이 조성돼 있어 비교적 조용한 마치다시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혹시 모를 주민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요금 할인은 물론 화장시간 조정을 주민들과 약속했다.

미나미타마 장례식장은 5개 지자체 시민들에게 최소 3만~6만엔에 이르는 화장시설과 대기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혜택과 영안실 등 나머지 시설에 대해서는 50% 할인 및 우선권을 주고 있다. 또 주변 환경오염과 쾌적한 주민생활 여건 조성을 위해 화장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후 2시까지로 제한하는 한편, 1일 최대 17차례만 화장기구를 가동하기로 주민들과 약속했다.

특히 접수 및 사무직원 8명을 제외한 모든 인력은 인근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고용해 지역사회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미나미타마 장례식장 와카츠키 켄지(若槻建治·58·마치다시 파견 공무원) 사무국장은 "지자체별로 30~40여년 전부터 고령화 시대에 따른 장례문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며 "장례관련 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로 일본에서는 더이상 혐오시설, 기피대상이 아닌 하나의 문화시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도 오타구(大田區) 앞 동해바다 매립지역에 위치한 임해(臨海) 장례식장도 주민반대를 극복한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미나미타마 장례식장과 마찬가지로 증가하는 사망자를 위해 건설된 임해 장례식장은 도쿄도 내 23개 구 중 미나토(港)·시나가와(品川)·메구로(目黑)·오타(大田)·세타가야(世田谷) 등 5개 구가 광역재정조합을 구성해 만든 광역공동장례시설이다.

2만2천496㎡의 넓은 부지면적을 자랑하는 임해 장례식장은 8기의 화장기구와 4실의 식장, 259대의 주차장을 갖춘 대형 장례식장으로 민간 장례식장의 절반 수준 이용요금을 내세워 지역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임해 장례식장은 주택이 밀집한 대도시에는 장례시설 설치가 힘들다는 점을 간파해 주민마찰을 사전에 피하고 부지 매입비를 줄이기 위해 동해바다를 매립한 오타구 지역에 위치를 정했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 기획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