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실시된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의 출구조사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해 사실상 재선을 확정 지은 에보 모랄레스(50) 대통령은 남미지역의 대표적인 좌파 정치인이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반미(反美), 반(反) 자본주의 노선을 이끄는 모랄레스 대통령은 4년 전인 2005년 12월 실시된 대선에서 53.7%의 득표율로 승리해 볼리비아 사상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등장하면서 이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1959년 10월 26일 안데스 고산지대인 오리노코 지역의 아이마라 원주민 부족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모랄레스는 고등학교 2학년 중퇴가 공식 학력의 전부다.

   일곱 형제자매 가운데 4명이 생후 1년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사망할 정도로 극심한 빈곤 속에서 성장한 모랄레스는 생계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양치기 목동, 벽돌공장 잡부, 빵장수, 순회악단의 트럼펫 연주자 등을 전전했다.

   모랄레스는 24살 때인 1983년 코카 재배가 한창 번성하기 시작하던 볼리비아 동부 코차밤바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1988년부터 코카 재배농을 위한 권익옹호 단체를 이끌면서 원주민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로 급성장한다.

   1995년 현재의 집권당인 사회주의운동당(MAS)을 창당했으며, 1997년에는 코카 재배농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1997년과 2002년 MAS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으며, 2002년 코카 재배농들의 불법시위에 연루된 혐의로 의회에서 일시 추방되기도 했다.

   이후 2003년부터 원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면서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2002~2003년 집권)과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2003~2005년 집권) 등 2명의 중도사퇴를 이끌어내 2005년 12월 대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모랄레스는 2006년 1월 취임하면서 과거 스페인 식민지 유산 척결과 인종차별 및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앞세웠다. 이와 함께 볼리비아 최대 자원인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문을 비롯해 주요 기간산업에 대한 국유화를 단행하고 코카 재배 합법화 정책을 추진했다.

   모랄레스는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 보수우파 야권의 저항 수위가 높아지자 정.부통령과 9명의 주지사에 대한 신임투표라는 정면 승부로 맞섰으며, 지난 해 8월 신임투표를 통해 67.4%의 높은 득표율로 재신임을 받았다.

   모랄레스는 이번 대선 승리로 임기를 5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총선에서 MAS가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여대야소' 의회를 기반으로 강한 국정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