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인천과 가까운 도시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일부 경기를 치러 국제대회 예산을 절감하려는 정부와 인천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경기장 건설과 개·보수 예산 마련이 어렵거나, 개최도시 인천과 경기장을 오가는 시간이 길어 대체 경기장을 찾아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시흥시는 포동 일대 개발제한구역(14만㎡)에 종합운동장을 지어 아시안게임 축구경기를 유치하는 계획을 포기했다고 8일 밝혔다. 토지매입비(360억원)를 포함한 총 사업비 2천3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 세팍타크로 경기를 치르기로 돼 있는 실내체육관도 2012년에나 착공이 가능하다. 시흥시 관계자는 "재원 확보가 안 돼 종합운동장(축구장) 착공시기를 2016년으로 연기했다"며 "2014년 아시안게임 때 시흥에서 축구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광명시도 실내체육관에서 아시안게임 보디빌딩 경기를 여는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긴 이동시간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광명 실내체육관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데, 문학IC를 기준으로 차량 이동시간이 50분 이상 걸린다.

수원 실내체육관(역도)과 화성 종합사격장도 아시안게임 경기장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명 실내체육관과 같은 이유다. 수원시 관계자는 "접근성이 나빠 인천시가 장소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 드림파크에서 승마와 수영장을 설치해 아시안게임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수도권매립지 지분 70%를 보유한 서울시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인천에 짓기로 한 탁구, 펜싱, 카바디 경기장 계획도 중단됐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통합으로 '신축공사'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김포시(배구)와 서울 목동(소프트볼)은 경기장 개·보수 비용이 많이 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인접도시 경기장 건설 추진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체경기장 확보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