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안양/박석희기자]안양시가 대규모 아파트형공장 신축 허용과 함께 IT 등 이른바 벤처기업 유치에만 치중, 제조업 공동화 현상 등이 우려되고 있다.

20일 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삼화왕관, 크라운제과, 동양섬유, 동화약품, 만도기계 등 관내 상당수의 대기업 공장들이 지방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 중이다.

대신 이들이 떠난 자리엔 아파트가 들어섰거나 아파트형 공장 신축이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 바이오신약,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의 벤처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와함께 시는 지난 99년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벤처기업 육성조례'를 제정한 가운데 벤처밸리 지정과 함께 벤처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대규모 아파트형 공장 신축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시는 관양동 현대아파트 뒤에 IT 등 테크노파크와 함께 지역의 R&D가 조화를 이루는 대규모(면적 17만9천㎡) 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안양을 대표하는 대규모 사업장들이 잇따라 이전하면서 종업원 100명 이상의 사업장을 찾기가 힘들어지는 등 제조업 공동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소 규모 정보·지식 벤처기업들에 대한 생산성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단순 근로자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서민경제를 압박하는가 하면 세수 증대 등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식당 주인 김모(61)씨는 "몇년전만 해도 저녁만 되면 작업복을 입은 근로자들이 식당으로 몰리면서 식당 운영 등에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시민 이모(57)씨는 "이른바 '굴뚝 기업'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안양'의 명성도 쇠약해지고, 서민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이 떠나면서 단순 근로자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알고 있지만 떠나는 기업을 딱히 막을 방법은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은 10~15년 전만 해도 시내 곳곳에 대규모 공장들 이산재해 있는 수도권의 대표적 공업도시로 명성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