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최규원기자]바야흐로 세계는 하나다. 그 하나 안에는 대한민국이 있고, 대한민국은 앞으로 세계를 짊어져 나갈 역사와 문화가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 화성'과 '조선왕릉' 그리고 '강화 고인돌'에 이어 남한산성과 DMZ 등도 세계문화 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5천년 역사와 그 역사를 바탕으로 세계를 품을 우리나라 문화를 되짚어 본다.

#王(왕)을 만나다= 500년을 이어온 조선(朝鮮)왕조. 만백성 위에 군림하며 조선 최고의 권력자 그리고 내명부의 주인이 되기 위해 온갖 모략을 서슴지 않던 여인들과 왕가의 발치에서 숨죽여 살아가던 내시와 궁녀들. 한때 화려하고 찬란한 왕가를 이뤘으나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들은 아직도 영원한 영화를 누리며 살고 있을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들 하지만 죽은 자가 남긴 왕릉은 유산으로 남아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학창시절 소풍 또는 가족나들이로 융건릉, 동구릉, 서오릉, 영릉 등을 한번쯤을 찾아봤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묻혀 있다더라', '어떤 업적을 남겼다더라'는 식의 이야기만 듣고 지나쳤다.

하지만 조선왕릉에는 왕과 왕비만 묻혀있는 것이 아니다. 왕릉은 풍수지리학, 조경학, 건축학, 석조 미술학, 역사, 정치, 경제, 행정은 물론 음식문화, 제기, 복식, 의전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담겨있는 조선사의 종합박물관이다. 특히 이들 왕릉 모두는 600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완벽하게 보존된데다 주변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인공적 요소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조성왕릉 대부분은 경복궁을 중심으로 40㎞ 안에 위치하게끔 정해졌는데 이 덕분에 경기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40기의 왕릉 중 31기를 보유하고 있다.


# 정조의 효심, 수원 화성=수원 화성은 정조의 효심이 축성의 근본이 됐을 뿐 아니라 당쟁에 의한 당파정치 근절과 강력한 왕도정치 실현을 위한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정치 구상의 중심지로서 한양(수도) 남쪽의 국방요새로 지어졌다.

성의 둘레는 5천744m, 면적은 130㏊로 동쪽 지형은 평지를 이루고 서쪽은 팔달산에 걸쳐 있는 평산성의 형태로 성의 시설물은 문루 4, 수문 2, 공심돈 3, 장대 2, 노대 2, 포(鋪)루 5, 포(砲)루 5, 각루 4, 암문 5, 봉돈 1, 적대 4, 치성 9, 은구 2등 총 48개의 시설물로 일곽을 이루고 있으나 이중 수해와 전란으로 7개 시설물(수문 1, 공심돈 1, 암문 1, 적대 2, 은구 2)이 소멸되고 41개 시설물이 현존하고 있다.

수원 화성은 축성시의 성곽이 거의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을 뿐 아니라, 북수문(화홍문)을 통해 흐르던 수원천이 현재에도 그대로 흐르고 있고, 팔달문과 장안문, 화성행궁과 창룡문을 잇는 가로망이 현재에도 도시 내부 가로망 구성의 주요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등 200년전 성의 골격이 그대로 현존하고 있다.

이는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처럼 과거의 건축물과 내부에 현재 인테리어로 구성된 거리와 유사한 형태지로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다. 뿐만 아니라 지난 96년 시작돼 13년간 진행된 화성국제연극제 역시 '화성'이라는 역사적 무대를 배경으로 진행된다는 특수성 때문에 세계 연극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동북아시아 고인돌의 메카, 강화도=지난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강화 고인돌 유적.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알려진 고인돌은 지역에 따라 시기와 형태가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적으로 3만여기에 달하며 유럽, 중국, 일본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있다.

그중 강화도 고인돌은 그 규모와 보존 상태가 가장 우수해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손꼽힌다.

강화고인돌유적은 인천시 강화군 부근리, 삼거리, 오상리 등의 지역에 고려산 기슭을 따라 120여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이 곳에는 길이 7.1m, 높이 2.6m의 우리나라 최대의 북방식 고인돌이 있으며 우리나라 고인돌의 평균 고도보다 높은 해발 100~200m까지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고인돌은 단군 신도의 뿌리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강화지역 역시 고려시대 몽고 항쟁의 성전, 조선시대 병인양요(1866), 운요호 사건(1875), 신미양요(1871) 등 최신식 대포로 무장한 외세의 도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역사의 상흔이 공존하는 도시다. 때문에 유적지를 거닐고 있노라면 곳곳에서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해마다 가을무렵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한 놀이와 교육이 겸비된 에듀테이먼트 축제인 '강화고인돌 문화축제'도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2018년까지 3단계로 나눠 남한산성 종합발전 계획을 추진함과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며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채 고스란히 대자연을 지키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역시 우리나라 대표적인 환경생태 브랜드로 보전하겠다며 시민연합단체가 발족, 세계자연유산 등록을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