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며칠째 이어지는 폭설과 한파로 일부 지역에서는 가스 공급이 제한되고 제설용 소금마저 바닥을 드러내는 등 비상사태나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최저기온이 영하 22도를 기록한 영국에서는 앞서 7일 주요 97개 기업에 가스 사용을 중단토록 한 데 이어 이날 정부가 27개 업체에도 추가로 가스 사용 중단을 명령했다. 이 같은 조치는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런던과 유럽 대륙을 잇는 여객 철도 유로스타도 폭설과 추위에 따른 운행 차질을 우려해 런던~파리 구간 운행 횟수를 적어도 10일까지는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영국의 저가항공인 이지제트는 대부분 런던과 개트윅, 리버풀을 오가는 항공편32편을, 영국항공은 런던 히스로 공항을 출발하는 60편을 취소했다. 런던으로 향하는 항공편 90편도 발이 묶였다.
 
   게다가 연일 이어지는 제설작업으로 소금이 바닥을 보이자 영국 정부는 부랴부랴 미국과 다른 유럽국에 부족분을 긴급 주문하기도 했고, 남부지역에서는 제설함에모래와 소금을 채우면 그 즉시 훔쳐가는 '소금 도둑' '모래 도둑'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학교 수천 곳이 휴업을 계속하고 축구 프리미어리그 경기도 잇달아 취소되는 가운데 영국 기상청은 주말에도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독일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8일 밤까지 최대 적설량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되고 제설용 모래와 소금도 부족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9일 폭설로 전기가 끊기고 대중교통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며 시민들에게 비상식량과 구급약품, 식수, 기상특보 청취용 라디오, 비상용 연료 등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송전선이 끊어지는 바람에 이일대 주민 1만 5천여 명이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최저기온이 영하 42도를 기록한 노르웨이에서는 난방을 위한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를 잇는 스위스의 고타르트와 산 베르나르디노 두 터널에는 무거운 화물을 실은 차량의 통행이 금지됐고, 폴란드에서는 지난 이틀간 9명이 동사하는 등 11월부터 노숙인 등 139명이 추위로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