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주민들이 기증한 옷과 반찬류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수년째 장학금과 급식비를 조용히 전달하는 능곡동부녀회가 운영하는 사랑의 나눔가게.

[경인일보=고양/김재영기자]"학업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는데, 익명의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고양시 능곡동 새마을부녀회 앞으로 최근 감사의 내용이 적힌 수십여통의 편지가 우송돼 주변을 놀라게 했다. 정확한 수령인없이 발송된 편지는 익명의 후원자님께 드리는 관내 중·고등 학생들의 감사편지였다.

수업료 체납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려 했다는 한 여고생은 편지에서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며 눈물로 쓴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학생들에게 감동을 준 익명의 장학금 수여자는 기업가도 사업체를 거느린 사장도 아닌 고양시 능곡동 새마을부녀회 이정순(50) 회장과 14명의 아줌마들.

이들 아줌마들은 지난해 12월 급식비를 체납한 20명의 학생 급식비를 완납하면서 수업료를 못낸 20명에게는 각 40만원의 장학금을 학생도 모르게 학교를 통해 조용히 전달하는 등 수년째 선행을 베풀고 있다.

더욱이 급식비와 장학금 비용 마련도 동네 주민들이 기증한 옷과 젓갈 등 반찬류를 판매하는 사랑의 나눔가게 수익금으로 불우 학생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지역민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능곡동 주민센터 뒤편 컨테이너 박스에 마련된 사랑의 나눔가게는 능곡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옷 수거부터 세탁·판매까지 1인3역을 맡아 소외계층 돕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여러 통의 감사편지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이 회장은 "가정형편때문에 밥 굶고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은 슬픈 현실"이라며 "앞으로 힘닿는 날까지 학생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능곡새마을부녀회는 지난해 12월 이같은 숨은 공로로 행안부장관상과 고양시새마을지회 최우수지회 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