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아이티에서 궤멸적인 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경과한 11일 현지에서 각종 구호활동을 하는 한국인이 9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NGO, 종교단체 등에서 파견한 이들은 아이티를 관할하는 도미니카공화국 대사관(대사 강성주)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가 운영하고 있는 임시사무소와 긴밀한 연락을 취해가며 다양한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프런티어, 한국기아대책본부, 굿네이버, 굿피플 등 6개 NGO에서 25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4개 종교단체 관계자 10명이 피해복구 지원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봉제업체 윌비스, 퍼시픽 등 8개 업체 47명 그리고 대사관, 코이카, 국방부 등에서 파견한 관계자들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임시사무소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대사관 소속 이언우 서기관이 전했다.

   우리 정부가 파견하는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선발대 30명이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 산토 도밍고에 도착한 후 곧바로 육로편으로 아이티에 들어간다. 공병과 통신병 위주로 편성된 이들은 우리 군이 주둔하게 될 레오간 지역에서 주둔지를 확보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월말께 본대가 도착하면 PKO 규모는 240명으로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복구 활동에 나서게 된다.

   이에 앞서 지진 발생 후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119 구조대원 25명을 비롯 국제보건의료재단 7명, 코이카 봉사단원 7명 등 40명이 제1진으로 모든 것이 열악한 재난의 현장을 찾아 16일부터 22일까지 봉사를 했다.

   21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진 2진 봉사대에는 코이카에서 22명을 파견한 것을 비롯 국립의료원과 국방부 의료팀이 가세해 의료활동을 했다.

   9년째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백삼숙 목사(女)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저녁에는 발전기를 돌려야 인터넷도 통할 수 있다"면서 "캐나다에서 온 청년 봉사대원 7명과 함께 구호식품인 스파게티를 담은 봉지를 하루 1천여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굿피플의 노희찬 해외사업팀장은 "지난 달 27일부터 구호팀이 현지에서 식료품 제공 등 봉사활동을 한 데 이어 8일부터 의사 6명, 간호사 4명 등 15명이 합류해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9일부터 시 외곽으로 이동진료도 시작했다. 하루 진료 환자수는 200명에 이른다. 외상치료약을 중심으로 준비해 왔는데 여기에 와보니 의외로 구충제도 필요한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기아대책본부의 하경화 국제사업팀장은 "지난 달 15일부터 아이티에 들어와 세브란스병원팀, 계명대 동산의료원팀 등과 공동으로 활동해 왔다"면서 "잔류하고 있던 3명과 서울에서 파견하는 16명이 합류하면서 생필품 및 급식 보급 활동과 함께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사무소의 이 서기관은 "NGO들 가운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경우가 있느가 하면 현장 조사를 통해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하고 "각 단체들이 봉사활동에 필요한 장비와 물품은 물론 햇반 등 비상식량 등 숙식에 필요한 준비를 해오는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서기관은 "아이티 정부는 각종 구호활동과 함께 안정적인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원하고 있다"면서 "한국 8개 봉제업체가 서둘러 조업을 재개하고 7천여 종업원들이 대부분 생업에 복귀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티 정부도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