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17번 부표에 모셨어요. 당시로서는 매장이 아니라 바다에 뿌린다는 게 '굉장한 결심'이었지. 그런데 모실 산도 없고. 납골당에 모시는 것보다 돈도 적게 들어가고. 그래서 20만원을 주고 인천 앞바다에 어머니를 보내드렸어요."
강씨의 경우처럼 바다에 고인을 모신 유족, 친지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 인천 앞바다에서 바다장례를 치른 유족과 친지 6천7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고인에게 편지를 보내는 '하늘나라 우체통'이 있다. 이 곳에 오면 가슴아픈 사연을 들을 수 있다. 인터넷ID '승기맘'은 지난 16일 새벽에 하늘나라 우체통에 보낸 편지에서 "엄마 말씀을 듣지 말것을! 진심으로 사죄합니다"고 적었다. 바다에 뿌려달라는 유언에 따라 바다장례를 치렀는데, 추운 바다에 고인을 모신 것을 후회하는 글이었다.
나이가 어리거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자녀가 병이나 갑작스런 사고로 사망했을 때 골분을 바다에 뿌리는 이들도 있다. "우리 아들은 꼭 살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7개월 하고도 8일간의 투병끝에 끝내는 하늘나라로 간 아들아 너무 보고싶다"는 어느 어머니의 편지처럼 먼저 떠난 아들, 딸에게 부모가 보내는 편지가 많았다. 탤런트 김명국씨도 백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어린 아들의 뼛가루를 13번 부표에 뿌렸다.
실향민 중에는 북녘땅과 가까운 바다에 뿌려지기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 경기도 안산시는 연고자가 없는 사할린 동포가 숨을 거두면, 시비를 들여 인천 연안부두에서 바다장례식을 치러준다. 한국에 사는 화교 중에서도 바다장례식을 치르는 이들이 있다. 하늘나라 우체통에는 "울 아버지가 인천항 바닷물을 따라 중국 고향땅으로, 가시고 싶은 곳으로, 세계 어떤 곳이든지 마음대로 다녔으면 합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바다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유람선업체 관계자는 "일본, 미국에 사는 교포들이 인천까지 와 바다장례를 치르는 사례도 많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