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신규 아파트에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미분양 대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22일 얼어붙은 고드름 사이로 최대 규모의 동시 분양으로 실수요자들을 유혹했던 김포 한강신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경인일보=전상천기자]정부의 장밋빛 경제전망에도 불구, 우려했던 부동산 '버블'이 현실화되고 있다. 주택시장 수요를 뛰어 넘는 묻지마식 아파트 공급과잉과 고분양가로 전국 곳곳에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하며 부동산 대란이 일고 있는 것. 그러나 정부는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 부동산정책이 '실종'됐다는 한숨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인일보는 침체일로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긴급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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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미분양 '쓰나미'가 부산 등 지방에 이어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상륙,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새 정부들어 발생한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지난 참여정부 초기에 비해 10배가량 증가, 건설업체들이 부도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21일 경인일보가 CAR(Computer-assisted-reporting)기법을 이용, 국토해양부가 지난 2000~2009년 사이에 발표한 '미분양주택현황 통계자료' 10년치를 분석한 결과다.

┃표 참조·관련기사 3면

미국발 경제위기가 몰아친 2008·2009년말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규모는 각 2만2천962가구, 2만4천846가구로 참여정부 초기인 2003년 2천697가구에 비해 9.21배나 급증했다.

부동산값 폭등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던 2004·2005년 미분양 물량이 각 1만830가구, 1만779가구였던 것과도 비교된다.

IMF 직후 2000년말 미분양 물량인 1만9천548가구보다 27% 더 늘어난 수치여서 상황은 심각하다.

미분양 대란의 진원지는 경기도다. 2003년 평균 미분양 물량 2천501가구에서 2009년엔 2만451가구로 8배 규모로 늘어나 수도권 전체 물량의 80%이상을 차지한다.


부동산 활황을 맞고 있는 인천도 2003년 83가구에 그쳤던 미분양이 2008년 14배나 폭증한 1천180가구로 뛴데 이어 지난해에는 2천291가구로 급증,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건설업체들이 숨기고 있는 미분양 물량이 국토부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업체들은 각 수천억원의 자금이 묶여있어 줄도산에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해 도입된 양도소득세 감면혜택마저 최근 폐지해 '고사위기'의 시장사태를 외면, 대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동원대 부동산컨설팅과 김원규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확한 진단 결여로 처방책이 전무, 10년간 경제공황을 겪었던 일본 모델을 쫓아가고 있다"며 "당장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올 하반기부터 부동산 대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