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이 올해 세계 최고 갑부 순위에서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에게 1위를 내줬다.
한국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100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 10억 달러 이상 갑부를 선정한 이번 명단에서 모두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10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0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530억 달러를 보유한 게이츠는 535억 달러를 손에 쥔 슬림에게 밀려 2위로 떨어졌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갑부는 전 세계에서 1천11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793명에 비해 218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갑부의 전체 재산도 36조 달러에 달해 지난해 전체 24조 달러에 비해 껑충 뛰어오르면서 경기 불황에도 부자들은 재산을 불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이들 갑부의 평균 재산도 35억 달러로 나타나 최근 1년간 평균 5억 달러를 를 벌어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게이츠는 MS 주식이 최근 1년간 50% 상승하면서 재산이 지난해보다 130억 달러 늘어났으나, 슬림은 같은 기간 185억 달러를 불리면서 게이츠를 제치고 지난해 3위에서 올해 1위로 뛰어올랐다.
게이츠가 최근 15년간 세계 최고 갑부 자리를 내준 것은 2008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최고 갑부 3위에는 470억 달러를 보유한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올랐으며, 인도 재벌인 무케시 암바니와 락시미 미탈가 각각 290억 달러와 287억 달러를 거느려 나란히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6위는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인 로런스 엘리슨으로 재산이 280억 달러에 달했으며, 명품 제조업체인 프랑스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가 275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8위에는 270억 달러를 보유한 브라질 갑부 에이케 바티스타가 올랐으며, 스페인 최대 갑부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250억 달러로 9위, 독일 슈퍼마켓 재벌인 칼 알브레히트는 235억 달러로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갑부들이 40%를 차지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벌은 234명이 이름을 올려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10억 이상 갑부 명단에 신규 진입한 재벌은 97명으로, 아시아 출신이 이 가운데 62명으로 나타나 압도적 우위를 점한 반면, 미국은 1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재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여성 갑부는 지난해 72명에서 올해 89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72억 달러로 100위에 오르는 등 모두 11명이 명단에 포함됐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36억 달러로 249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19억 달러로 536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각각 16억 달러로 공동 616위를 차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이 각각 15억 달러로 나란히 655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14억 달러로 721위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3억 달러로 773위,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1억 달러를 보유해 공동 880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