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육·학술직군
[경인일보=김왕표기자]교육·학술직군은 9명이 선정됐다. 전·현직 대학총장 3명, 전 교육감 및 권한대행 2명, 교육위원 2명, 전교조 인천지부장 1명, 연구단체장 1명 등이다. 가중치를 주지 않고 추천빈도수 순으로 선정했는데도 이같은 분포를 보였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권진수 전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이다. 상위 30인 중 16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인천에서의 그의 개인적인 영향력이나 교류폭이 반영된 순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나근형 교육감이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 115인 선정을 위한 1차 조사기간동안 교육감권한대행을 맡고 있어 상위 순위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질문이 '누가 인천을 움직이는가'여서 인천 교육의 총책임자인 교육감으로 답변했다. 인터뷰에서 실제로 조사대상자들은 교육학술분야를 대표할 인물로 '권진수'라는 이름을 말하지 않고 교육감이라고 답변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러차례 지적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현직 프리미엄'이 상당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이 때문에 8년동안 인천교육계 수장을 했던 나근형 전 인천시교육감보다 인천에 별다른 연고도 없이, 퇴임한 교육감을 대신해 그 자리에 불과 8개월여동안 앉았던 권진수 교육감 권한대행이 훨씬 높은 추천빈도수를 확보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결론을 말하면 인천시교육감이라는 자리를 인천의 오피니언리더(1차 인터뷰조사 대상자)들은 전체 순위 중 16위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교육직군의 네트워크 분석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이본수 인하대학교 총장이다. 총장 취임후 '지역대학의 인천사회에 대한 공헌 의무와 책임'을 부르짖으며 활발한 활동과 교류를 보여온 이 총장에게 오피니언 리더들은 상당히 후한 점수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분석에서 나타났다. 특히 그의 활동이 말만으로 그친 게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인물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이 '매개역할 중요도 순위' 3위그룹으로 부상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 현안에 대한 여론형성과정이나 교육계 안에서 그의 중심역할이 앞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나근형 전 교육감은 '조언을 주는 중요도 순위'에서 5위 그룹에 올라 8년동안의 교육계 수장을 지내며 닦아온 영향력을 아직도 담보해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1차 조사기간동안 인천학력이 전국 최하위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던 점이 종합순위에서 상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한 한계로 보인다. 교육위원 중에서는 김실, 이청연 위원이 115인에 선정됐으나 의미있는 네트워크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인 이청연 교육위원과 임병구 현 지부장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학술분야의 경우 1차조사에서 독립 직군으로 나눴으나 답변자들이 거명할 인물이 없어 인터뷰에서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인천시가 설립한 인천발전연구원의 어윤덕 원장이 유일하게 연구학술분야를 대표해 인천파워오피니언리더 115인에 들었다. 그마저도 1차조사가 끝난 후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조사분석 발표시점으로 보면 115인에 연구학술분야 인물이 한명도 없는 결과가 되어 버렸다.
위에 있는 네트워크 지도를 살펴보면 이본수 인하대 총장과 나근형 전 교육감 정도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을 뿐 교육학술직군 안의 연결망은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천교육계가 대학은 대학대로, 교육전문직은 전문직대로, 전교조는 전교조대로, 교장과 교사그룹은 그 그룹대로 따로 연결망을 갖는 소그룹 분파주의가 염려된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전국 최하위의 학력을 보이고 있는 인천교육의 현실을 감안해 연구자들은 교육을 업그레이드시킬 통합 주도자가 인천교육계 안에서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네트워크지도 참조
위의 네트워크 지도로 다시 돌아가 찬찬히 살펴보자. 붉은 색 이름은 인천파워오피니언리더 115인에 들고 2차 인터뷰조사(네트워크 조사)에 응한 인물이다. 파란색은 115인에 들었지만 2차인터뷰 조사에는 응하지 않은 사람이다. 답변한 고작 8명의 네트워크를 갖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어 설명을 보충한다. 네트워크 지도안에 붉은 점이 찍혀 흐릿하게 빙 둘러 있는 각각이 교육학술직군의 인물들이라고 115인이 답변한 모든 사람들이다. 파워 오피니언 리더 115인 전체가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조언을 주고 받는 사람' 5명씩을 적으라는 질문항목에 답변한 사람들이 411명이다. 몇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5명씩 적었으나 중복인물이 있어 파워오피니언리더로 선정된 115인을 포함해 411명으로 '눈덩이'가 커졌다. 학술적으로 얘기하면 115인이 언급한 인물들로 확대해 가는 '눈덩이 굴리기(snowballing)'가 된 것이다. 이 인물 모두의 네트워크가 이번 조사분석에서 활용돼 의미있는 결론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위의 네트워크지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지도에서 식별할 수 없게 처리한 인물들은 115인에 들지 않아 공인이라고 할 수 없어, 익명으로 처리하기 위해 흐릿하게 했다는 점을 이해하고 지도를 읽어야 한다. 115인을 대상으로 설문지 인터뷰를 하면서 연구목적 이외의 목적으로 답변한 인물들은 밝히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처리했다. 그러나 흐릿하게 처리된 사람들 가운데 우리들이 잘 아는 인물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송석구 가천의과학대학교 총장, 이기우 재능대학 학장, 정동권 경인교육대학교 총장과 홍철 전 인천대학교 총장(현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홍승용 전 인하대학교 총장 등 전현직 대학총장들이 망라돼 있다. 인하대학교 김민배, 정일섭, 한경남 교수와 인천전문대 이윤 교수, 경원대학교 이원섭 교수 등의 이름도 보인다. 또 인천발전연구원의 이용식, 김번욱 박사, 노현경 교육위원도 있다. 이들도 이번에 선정된 파워 오피니언 리더 115인에 못지 않는 중량급 인물들로 인천교육계 안에서 의미있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간에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점이 연구자들에게 '소그룹 분파주의 염려'라는 분석결과를 낳게 한 것이다.
교육직군에서 아쉬운 점은 인천을 대표하는 교장·교감급 인물과 평교사들이 한 명도 순위안에 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럴만한 인물이 없다면 문제는 다르다. 그러나 존재하고 있는데도 선정되지 않았다면 1차 조사대상자 선정의 한계로 지적될 부분이다. 다만 초중고의 전국 최하위 학력이 수차례 도마위에 올랐지만 주목받을 정도의 성과를 내며 언론의 각광을 받는 교장과 교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인천의 교육현실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면 학부모들이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결과다.
※ 언론 직군
박영복사장 풍부한 인맥 눈길… 차세대주자 채홍기 SBS지국장 꼽아
언론직군에서는 인천파워오피니언리더 115인에 13명이 선정됐다. 정치, 시민사회복지, 경제기업금융직군 다음으로 많은 인원수다. 1차 조사 대상자들이 언론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인천지역 언론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부끄럽다.
13명 중 기자출신 언론인이 11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기자출신 언론인이 2명이다. 비기자출신 언론인으로는 박영복 경인일보 인천본사 사장과 한창원 기호일보 사장을 꼽을 수 있다. 박영복 사장이 9위에 오른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인천경실련을 창립해 토대를 닦은 후 최기선 시장 시절에 정무부시장을 거쳐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역임한 후 언론사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시민단체, 정무직 공무원, 경제단체 상근 임원, 언론사 사장을 거친 그의 족적이 폭넓은 인맥 형성에 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위의식이 없는 친화력과 부지런함이 그를 '조언을 주는 중요도 순위'와 '매개역할 중요도 순위'에 각각 3, 4위그룹에 포진하도록 밀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40대 그룹과 70대 원로그룹에서 모두 조언을 주는 사람으로 지목해 세대를 넘나들고 있으며, 종교인·정치인·경제인·언론인·공무원·체육인·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직군의 인물들이 조언을 받는다고 답변한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오광철 전 인천일보 주필(전 경인일보 편집국장)과 최용표 인천일보 주필은 지역 언론의 산증인들로 두 사람이 핵심 역할을 하며 원로 언론인들이 소그룹을 형성, 활발한 교류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70대인 이 분들을 잇는 차세대 언론 주자로 오피니언 리더들은 채홍기 sbs 보도본부 인천지국장을 꼽았다. 제물포고 출신으로 경인일보 기자를 거쳤다. 채 지국장은 동료는 물론 후배 현직 언론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김기태 인천취재본부장은 이번 조사분석에서 상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이다. 인천에서 활동한 기간이 몇년에 불과한데도 엘리트그룹과 상당히 다양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역할 중요도 순위에서도 6위 그룹에 포진해 여론형성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민서 인천일보 사장, 한창원 기호일보 사장, 권혁철 경인방송 사장은 순위에 비해 네트워크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언을 주는 중요도 순위'나 '매개역할 중요도 순위'에서 의미있는 위치에 자리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송정노 인천인닷컴 대표는 이들보다 빈도수 순위는 뒤지나 '조언을 주는 중요도 순위'에서 6위 그룹에 위치,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파행을 걷고 있는 기존 인천언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지식인들이 참여해 설립한 대안언론, 인천인닷컴(인터넷 매체)의 창간작업을 송 대표가 주도하면서 115인들의 답변에서 중요한 위치에 부상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인일보 인천본사 정경부장과 인천일보 편집국장을 거친 이문일 인천인닷컴 편집장도 동료 및 후배 현직 언론인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신용석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은 조선일보 주불특파원을 오래 지낸 인물로 아시안게임 유치위원장으로도 활동했으나 1차조사 대상자들은 그를 문화예술체육직군이 아니라 언론직군에 추천했다. 인천토박이로 인천중·서울고 출신인 그는 '조언을 주는 역할'과 '매개역할' 중요도 순위에서 모두 4위 그룹에 위치해 상당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선친이 의사, 향토사가, 집필가로 활발한 활동을 폈던 고 신태범 박사다. 신 박사는 인천 근대사를 가장 잘 기술한 역작으로 평가받는 '인천 한 세기'의 저자다. 신 위원장의 할아버지는 구한말 고종이 일본에서 도입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함대 '양무호' 함장으로 유명한 신순성 선장이다. 인천이 자랑할만한 집안이라는 프리미엄이 신 위원장의 영향력이나 평가에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학준 동아일보 고문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교수를 거쳐 인천대학교 총장을 지낸후 동아일보로 자리를 옮겨 사장과 회장으로 재임했다. 활동무대를 서울로 옮겼으나 제물포고와 서울대 인맥을 중심으로 여전히 인천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언론인들의 경우 전체적으로 인천 밖과의 교류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를 제외하고 인천 밖 언론인 그룹과의 교류가 빈약하다는 의미다. 또 세대간 소통에도 한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하대학교·경인일보 공동 조사분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