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 보는 법 # 붉은색은 115인에 선정돼 응답을 한 인물# 청색은 응답을 하지 않았거나, 같은 직군의 인물들이 거명하지 않은 인물 # 작은 이름은 동일 직군 중 115인에 들지 않은 인물(익명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작게 처리, 네트워크 연결만 보여줌)

※ 문화예술체육직군

[경인일보=김왕표기자]문화예술체육직군은 115인에 9명이 선정됐다. 문화예술계에서 최원식·심갑섭·허문명·강광·김인성·이종구 등 6명이며, 체육계에서 안종복·노순명·곽재영 등 3명이다.

최원식 인하대 교수가 상위 30인 중 12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문화예술체육직군에서는 유일하다. 최 교수는 '매개역할 중요도 순위'에서도 5위 그룹에 포진해 상당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평론가이자 논객인 최 교수는 '창작과 비평' 편집주간과 민족문화작가회의 활동 등을 통해 서울에서도 탐을 내는 인물이다. 그러나 인천항이 내려다보이는 율목동 언덕을 고집스럽게 지키며 고향 인천에 끝없는 애정을 표시해 온 점이 1차 조사대상자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는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도 지냈으며, 인천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초대 대표를 맡아 문화예술직군에서 추천수를 많이 받았다. 그를 교육학술직군으로 추천한 사람도 많았다.

문화예술직군에서 눈길이 가는 또 하나는 부평인맥이다. 임남재 인천적십자사 회장을 주축으로 부평 인맥의 중심역할을 하는 허문명 전국문화원연합회 인천지회장과 심갑섭 인천문화재단 대표가 그들이다. 부평토박이인 허 지회장은 인천고 출신으로 부평문화원 원장을 맡고 있으며 개관을 앞둔 부평아트센터의 산파역을 하는 등 지역 문화 꽃피우기에 열정을 쏟아오고 있다. 부평동초등학교 출신인 심 대표는 KBS 프로듀서로 출발해 대구총국장을 지낸 후 대구 대경대학 학장을 거쳐 인천으로 돌아와 풍부한 문화 전문성을 내세우며 지역 문화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3인은 인천 안의 또 다른 인천인 부평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부평에서 보여온 영향력으로 보면 임남재 회장이나 허문명 지회장의 경우 상위 30인 안에 당연히 선정돼야 하는 인물로 아쉬움을 표하는 이가 많았다. 1차조사 대상자에 부평 지역 오피니언리더들이 덜 포함돼 실제 영향력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허 지회장은 문화예술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직군에 걸쳐 폭넓은 교류폭을 보이며 '조언을 주는 역할'과 '매개 역할' 중요도 순위에서 6위 그룹과 5위 그룹에 각각 포진해 있다. 파워인맥 안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서양화가인 강광 전 인천대 부총장도 퇴임한 후 강화에 체류하고 있으나 '조언을 주는 역할'과 '매개 역할' 중요도 순위에서 각각 6위 그룹과 5위 그룹에 자리해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대 시립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그는 인천민예총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 예술인의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산고등학교 미술교사 출신인 이종구 중앙대 예술대 서양화학과 교수는 충남 오지리 고향 사람들과 소, 농기구 등을 정부미 부대에 투박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인천을 대표하는 화가다.

네트워크 지도에서 보면 강광 전 부총장과 이종구 교수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문화예술직군에서 일정한 세를 보이고 있으며, 부평인맥인 허문명 지회장은 심갑섭 대표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사진작가 출신인 김인성 인천예총 회장은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최원식 교수는 인천지역 문화예술계 인물들보다는 중앙무대 지식인들과 교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트워크 지도 참조

문화예술직군의 조사분석 결과는 인천 안에 인물의 다양성이 빈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문화예술단체 대표 3명과 화가 2명, 사진작가 1명에 불과한 현실에 안타까움마저 느끼게 한다. 문학, 연극, 영화, 무용, 음악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이 순위 밖에서도 다양하게 보이지 않았다. 이는 문화예술계에서 인천을 대표하는 인물을 답변하라는 질문에 1차조사 대상자들이 애를 먹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 문화예술의 토양을 비옥하게 가꾸려면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빈약한 인물군의 외연을 확장하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지적과 다름없다. 또 분파주의가 염려된다는 분석도 있다. 예총과 민예총이 서로 따로 노는 현실이 그대로 분석결과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는 차세대 인물을 발굴해 키워나가고, 인천 문화계를 대표할 중량감 있는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는 희망을 우리에게 숙제로 안겼다.

문화예술계와 체육계를 우리는 흔히 한데 묶지만 네트워크가 형성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독립 분야로 봐야 한다. 네트워크 지도에서 왼쪽은 문화예술계이며, 오른쪽은 체육계이다. 체육계의 경우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상위 30인 안에 들 만큼 많은 추천수를 확보했다. 1차 조사기간에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선전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줘 체육계를 대표할 인물로 그를 추천한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인천 안에서 그의 영향력이나 네트워크를 확인하는 작업이 무의미할 정도로 미미해 2차 인터뷰를 위해 그를 배제했다.

청소년축구대표팀 선수출신인 안종복 인천유나이티드 FC 사장은 팀창단 때부터 인천과 인연을 맺고 있으나 인천 체육계 인사보다는 다른 직군 인물들과 교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 체육계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노순명 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산하 가맹 경기단체와 네트워크가 확인되고 있다. 인천기계공고 육상선수 출신으로 인천육상경기연맹을 오랫동안 끌고온 곽재영 회장도 체육계 안에서 일정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모리스 리콜라스 아시아육상연맹 사무총장 등 국제스포츠인사들과도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체육계의 경우 지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소수의 체육인이 이번 분석대상에 올라 유의미한 결과는 볼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 법조직군

법조직군에서는 6명이 115인에 선정됐다. 법원장 1명, 검사장 1명, 변호사 4명 등이다. 이상훈 전 인천지방법원 법원장과 정진영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을 1차조사 대상자들은 '인천을 움직이는 인물'로 추천했으나 이는 인물이 갖는 영향력보다는 직함이 갖는 파워에 기댄 결과다. 인사발령에 따라 인천에 부임해 재임기간을 채우면 또다시 떠나는 이들이 인천 안에서 의미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것은 무리다. 법원장과 지검장이라는 자리가 인천 안에서 갖는 영향력을 감안해 추천수가 몰린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 1차조사 대상자들은 이들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설문지 인터뷰에서 '법원장' '인천지검장'이라고 답변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부산이나 대구, 광주의 경우 평판사를 중심으로 지역을 떠나지 않고 붙박이로 근무하며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향판'이 존재하나, 인천에는 그런 인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우리들이 아는 사실이 분석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러다 보니 10개 직군 중 유일하게 상위 30인 안에 법조계에서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변호사 4명은 인천출신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승묵 변호사는 제물포고 출신으로 목요회 등을 통해 인천지역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매개역할 중요도 순위와 조언을 주는 중요도 순위에서 각각 4위 그룹에 위치해 115인의 순위에 비해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판사출신으로 후배 법조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그는 동일 직군뿐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인물들과 폭넓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일보 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섭 변호사와 최원식 변호사도 조언을 주는 중요도 순위 6위 그룹에 포진해 인천에서 활발한 교류폭을 보여주고 있다. 김포출신인 김 변호사는 제물포고 동문들이나 공직사회와 활발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 변호사의 경우 나머지 인물들이 60대와 50대인 데 반해 40대다. 부평고출신인 최 변호사는 다양한 인물들과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기문 변호사는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장 예비후보로 뛰고 있으나 1차조사 대상자들은 법조직군에 추천했다.

인천지역을 기반으로 변호사로 활동해 온 이들이 법조직군의 전부를 차지했으나 직군 안에서의 네트워크는 의미있는 분석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15인에 선정된 이들은 변호사 업무 못지않게 지역 현안에 깊이 관여하며 활동은 해 온 점이 공통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