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김포/박현수기자]경전철 건설계획이 확정되고 차량발주가 초읽기에 들어갔는데도 김포의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교통수요 분산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등의 의견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논란의 이면에는 경전철로 인해 시민들의 재산목록 1호인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 자산가치가 추락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자리잡고 있다. 과연 그럴까. 경인일보가 경전철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효과 등을 경전철이 건설되고 있거나 시험운행중인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분석해 봤다.
아파트와 상가 등을 가릴 것 없이 경전철이 건설되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에 힘입어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요즘처럼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낙폭이 줄어드는 것으로 KB 국민은행 등 부동산 관련업체들의 자료에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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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 경전철 차량 이미지 |
# 의정부
김포에서 채택을 검토하고 있는 AGT 고무차륜으로 건설되고 있는 의정부에서는 경전철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2007년 7월 공사를 시작할때 2억3천700여만원이던 발곡역 장암 동아 아파트 109㎡는 공사진행기간 내내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해 말에는 3억1천여만원으로 7천만원 이상 올랐다. 의정부 시청역 주변인 신도 3차 109㎡도 같은기간 1억4천400여만원에서 2억6천500여만원으로 1억2천여만원이란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고 중앙역 부근의 동성아파트 79㎡는 1억1천여만원에서 1억9천500여만원으로 8천500만원이 오르는 등 최근의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곤제역 부근에 위치한 700여세대 규모의 현대 아이파크 106㎡는 3억여원에서 3억6천여만원으로 올랐고 금오주공그린힐 109㎡도 2억6천600여만원에서 3억4천여만원으로 7천400여만원이 오르는 등 총 연장 11.085㎞에 15개 역이 들어서는 의정부 경전철 주변의 아파트와 상가 등은 내년 8월 예정인 개통을 앞두고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김철용(54·부동산 컨설팅)씨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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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 경전철 역사 조감도 |
# 용인
2001년 건설논의가 시작 돼 2005년 12월에 공사를 시작, 올 7월 개통을 앞두고 시험운행이 계속되고 있는 용인의 경우 역세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최고 80%이상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연장 18.143㎞에 구갈∼전대역 등 15개 역이 들어서는 용인 경전철 보평역 인근에 위치한 인정 프린스 2차 아파트 109㎡의 경우는 공사착공시점인 2005년 12월에 1억2천여만원이었지만 공사가 시작되면서 상승을 계속해 시험운행이 시작된 2009년 12월에 2억1천만원으로 9천여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포역 부근에 있는 신원2차 109㎡도 2005년 말에는 상한가가 1억7천여만원이었지만 2009년 12월에는 2억6천여만원으로 9천여만원이 상승했다. 강남대 역 근처인 강남마을 써미트 빌 6단지 112㎡도 3억1천여만원이던 상한가가 지난해 말에는 3억4천여만원으로 3천만원이 올랐고 현재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지역의 경우 구갈역 등 15개 역 주변을 중심으로 아파트와 상가 등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식 개통되는 올 7월을 전후해 또 한차례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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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 경전철 노선도 |
# 부산
올 5월 개통을 목표로 시험운행이 계속되고 있는 부산 반송선 주변은 가격침체라는 지역적인 악재에 따라 생각처럼 상승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미남역 근처에 있는 백산1차 99㎡는 공사를 시작한 2004년 12월에 1억1천500여만원이던 가격이 공사가 끝나고 시험운행을 시작한 지난해 말에 1억2천500여만원으로 1천만원 올랐고 수안역 부근의 한양맨션 119㎡는 같은기간동안 1억6천200여만원에서 1억8천여만원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지역여건이 워낙 나빠 가격의 탄력이 크지 않지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경전철 효과에 대해 한강 메트로 사업단 김종태 단장은 "교통환경의 변화는 주변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경전철이라고 해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편견이다. 정시성과 신속성이 보장되는 교통수단이 들어온다는 것이 중요하지 차의 크기가 중요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프랑스와 일본 등 경전철을 운행하는 국가는 대부분 인터넷과 디지털 등 첨단기술이 발달한 곳"이라며 "무인운전으로 승객들이 쾌적하고 안락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경전철이야말로 최첨단 교통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김포는 어떨까. 김포시 장기동 현대아파트와 고촌 청구 등 경전철이 통과하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109㎡를 기준으로 최고 1억원 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 하지만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지 경전철 때문은 아니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의견이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전철 공사가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