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오지희기자]따사로운 봄볕과 녹음이 어우러진 가운데 지난 24일 인천대공원에서 진행된 제8회 푸른인천글쓰기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한칸 한칸 원고지를 채워가는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의 진지함은 화사하게 만개한 벚꽃과 어우러져 짙어가는 봄날, 한 폭의 수채화를 연출했다. 푸른 인천을 열망하는 소망을 담아내는 글쓰기 대회와 함께 진행된 꽃전시회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편집자주
※ 이모저모
○…강화 하점초등학교 학생들이 통학버스를 타고 와 글쓰기대회에 참가. 아람단, RCY, 컵스카우트, 걸스카우트 등 청소년 단체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왔는데 인천대공원에 처음 온 학생들이 대부분. 나재훈(4학년)군은 "인천대공원에 오니까 사람들이 많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가 활짝 펴지는 것 같다"며 싱글벙글. 강화에서 오전 7시40분께 서둘러 출발했지만 구제역 차단을 위한 차량 소독 때문에 오전 10시가 넘어 인천대공원에 도착한 학생들은 잠시나마 구제역의 아픔을 잊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 이병일(4학년)군은 "어른들이 '구제역은 나쁜 말이니까 말하지 말라'고 했다. 소와 돼지들을 땅에 묻어 불쌍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 정유진(5학년)양은 "갑자기 소와 돼지가 병에 걸렸다"며 "소와 돼지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 지난해 3학년 학생이 최우수상을 받아 푸른인천 글쓰기대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는 게 인솔 교사의 설명. 정춘인(독서교육담당) 교사는 "강화는 시골이다 보니 문화 혜택이 적다"며 "학부모들이 바빠 학교가 문화 체험을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강조. 이어 "차량 소독으로 인해 길이 많이 막혔다"며 "학교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고 걱정.
○…'제대로 홍보하려면 대회 운영본부 옆에 부스를'.
글쓰기 대회 운영본부 부스 못지않게 대회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진 부스가 있어 눈길. 운영본부 옆에 마련된 2014인천아시안게임 홍보를 위해 차려진 부스가 그곳.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는 "홍보 리플릿 500장과 해를 가리기 위한 종이 모자 수천개가 금세 동 났다"며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 행사장이 그 어떤 곳보다 홍보 효과가 뛰어났던 것 같다"고 웃음. 아이의 완성된 원고를 운영본부에 제출하고 이 부스에 들른 김미숙(35·계양구 계산동)씨는 "햇살이 따가웠는데, 해 가리개 모자도 받고 4년 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도 재인식하게됐다"고 말하기도.
○…6년 동안 같은 반에서 공부한 쌍둥이가 어머니와 함께 참가해 눈길. 이윤하(문학초6), 석하 형제가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쌍둥이지만 성격도 다르고 글쓰기 주제도 다르다며 차별화(?)를 강조. 윤하군은 쾌활하고 외향적인 성격인 반면, 석하군은 상대적으로 내성적인 편이라고 설명. 윤하군은 자전거를 주제로 자전거 타는 기분을 담은 글을, 석하군은 봄꽃을 주제로 도시에서 꽃이 사라지는 상황에 대한 글을 제출. 윤하군은 "평소 교내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며 "오늘도 가장 큰 상을 타고 싶지만, 처음 참가한 대회이니만큼 작은 상이라도 꼭 받고 싶다"며 자신감을 표현. 이들 쌍둥이는 작년 바다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 있다며, 다음달 바다그리기 대회 참가의지를 표명.
○…남동구 조동초등학교 4학년 이민혜양은 어머니, 할머니, 큰어머니, 사촌 등 4명의 가족과 함께 참가. 이양의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손녀딸을 응원. 가족들은 "날씨가 화창해 너무 좋다"며 "딸이 수상하면 더 좋겠지만 오늘같은 날 이렇게 가족이 함께 나오니까 너무 좋다"며 환한 웃음.
이양의 어머니는 "애 아버지가 직장 때문에 나오지 못해 여자들만 오게 됐다"며 아쉬움을 표현.
○…글을 쓰면서 가족소풍을 즐기는 대부분의 참가자와 달리 '글쓰기'에만 집중하는 참가자들도 있어 눈길. 30분째 자리를 찾고 있던 유영미(39)씨는 "조용한 곳에서 좋은 경치를 보면서 써야 글이 잘 써지는데 대공원이 너무 시끄러워서 집중할 수 없다"면서 함께 온 두 딸의 손을 잡고 장소물색에 분주.
배동현(심곡초 6)군은 "글쓰는 데 방해가 될까봐 부모님은 대공원 산책하러 가셨다"면서 벤치에 엎드려 글쓰기에 몰입.
○…푸른인천글쓰기 대회에는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도 아이들과 함께 원고지를 붙잡고 글쓰기에 참가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 눈길. 중구 북성동에서 온 학부모 박미선(46·여)씨는 푸른인천글쓰기 대회는 이번이 두 번째 참가지만 학부모 자격으로 참가하기는 처음. 박씨는 "아이들한테 무조건 강요하기보다는 글쓰기에 대해 자녀와 함께 고민하고 느끼고 싶어 직접 출품키로 했다"고 설명.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은데 펜이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는다"며 고민에 빠진 박씨는 "학창 시절 한때는 나도 '문학소녀'였고 대학에서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고 너스레. 하지만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자녀 키우느라 바빠 대학교 졸업 후 원고지에 글을 써보기는 20년 만에 처음"이라며 민망해 하는 표정이 역력. /취재팀
※ 7가지 테마 속 꽃향기 물씬… '인천 도약' 한마음
인천의 대표 꽃 행사인 인천 꽃 전시회가 '인천을 푸르게'를 주제로 제8회 푸른인천글쓰기 대회가 열린 지난 24일 인천대공원 꽃 전시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꽃으로 시민 화합을 도모하고, 친환경 허브 도시로 도약하는 인천의 위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개막식에서 관람객들은 전시된 꽃들을 둘러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전시관은 전통조경관, 현대조경관, 수생식물관, 토피어리전시관, 꽃조형물전시관, 벽면녹화전시관, 인천과 아시안게임홍보전시관 등 7가지 테마로 나뉜다. 열십자 모양으로 구성된 전시관에는 65종의 꽃이 식재돼 있고, 전시관 중앙에 자리한 높이 5m의 꽃 탑에서 전체 꽃 중 80%를 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 참가국이 인천에 모여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아시안게임홍보전시관에는 인천과 아시안게임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그 주변은 참가국을 상징하는 꽃이 장식하고 있다.
꽃조형물전시관은 가족·연인의 사랑을 확인하고, 인천관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꽃 조형물이 설치돼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다.
토피어리전시관은 피터팬, 디즈니 캐릭터인 티거 등이 설치돼 동화적 분위기를 연출, 어린이 관람객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밖에 벽면녹화전시관과 현대조경전시관에는 정원, 아파트 베란다 등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랜트박스와 패브릭제품이 전시됐다.
한연주 꽃 전시회 연출디자이너는 "전시회를 통해 녹색도시 인천을 만들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며 "원예치료가 각광받고 있는 만큼 관람객들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인천 꽃 전시회는 다음달 5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