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강승훈기자]인천지역 토양에 적합한 나무 특성을 총망라한 책이 나와 화제다. 인천도시개발공사 건축기획처 설비경관팀 이풍(54·왼쪽) 팀장과 노경아(41) 과장이 엮은 '나무심기 길잡이'.

인천에서 조경용으로 심을 수 있는 196종 나무의 형태·생태 성질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또 나무는 전체 외형에서 꽃, 열매 등 관련 사진을 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다시 말해 나무를 심고 키우는 온갖 방식이 담긴 책이다.기획 단계에서 발간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책에 수록된 사진 모두는 두 저자가 발품을 판 결실이다. 서울·경기 등지의 수도권을 비롯 충남까지 수차례를 다녀왔다.

"지구 온난화로 나무의 생육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앞으로 10년 이내 남부지역에서 인천으로 이동 가능성이 큰 나무를 기록했습니다."

이 팀장은 1977년 경기도 지방공무원으로 조경 업무와 첫 인연을 맺었다. 노 과장은 여성으로는 매우 드물게 조 경과 자연환경관리 2개 분야에서 기술사 자격을 가진 전문가다. 두 명은 석사학위를 취득,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베테랑으로 꼽힌다. 이 팀장은 "산림경제에서 '나무를 옮겨 심을 때에는 나무가 알지 못하게 하라'는 구절이 나온다"며 "환경이나 시기 등 나무를 소중히 대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은 계절 변화에 따라 성장 가능한 수종 선택의 폭이 너무도 좁다. 일례로 겨울철 중부지방에서는 소나무 또는 잣나무가 자라는 게 고작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도시 전체가 푸르름이 사라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 과장은 "도시 전역에 활엽수가 풍부하게 자라면 경관 개선의 효과가 있다"면서 "활엽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풍부하게 배출한다"고 말했다.

최근 도시개발 분야에서 요구되고 있는 녹지 공간 확대에 대해 노 과장은 "크기에 따른 나무의 배치, 즉 나무 식재 때 효율적 공간 활용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한 공간에 특정 수종만 분포시키는 대신 크고 작은 나무와 꽃을 혼합해 심는 방식이다.

조경을 종합 예술이라고 정의하는 이 팀장과 노 과장은 "건설에서 나무는 건축을 뺀 전부다. 공원 하나를 꾸밀 때 외부와 나무 간 조합이 원만하게 이뤄져야 비로소 결과물이 탄생될 수 있다"며 "민감한 생리 등 나무에서 배울 게 많다"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