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한국시간) 열린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 앞서 한국 응원단이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남아공 더반/김종화특파원 jhkim@kyeongin.com

[경인일보=남아공 더반/김종화특파원]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다'.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순간, 이곳 현지 분위기는 말 그대로 기쁨의 눈물 바다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공 더반에 위치한 더반 모저스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나이지리아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 2위를 확정하자 현지 교민은 물론 응원단 모두 포옹을 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가슴 뭉클한 역사의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사실 한국이 그리스를 꺾은 것도 놀랐지만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이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이 47위에 올라 있는 데 비해 나이지리아는 20위에 이름을 올렸고 선수들의 개인기도 뛰어났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투혼을 발휘하며 세계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지난 1974년 복싱 챔피언이었던 홍수환씨의 '엄마 나 챔피언(16강) 먹었어'라는 기분 좋은 말이 생각났다. 역시 더반은 대한민국 약속의 땅이다.

이날 더반 스타디움을 찾은 6만1천여명 중 500여명의 한국 응원단은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태극기를 흔들며 '아시아의 자존심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쳤다. 태극전사들에게 국민과 팬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줬다.

또 응원단은 첫 골을 내준 뒤 태극 전사들에게 승리의 기를 불어넣으려는 듯 더 뜨겁게 응원을 했고, 후반 박주영이 16강 진출을 알리는 두 번째 골을 넣었을 때에는 북과 꽹과리를 치며 나이지리아의 부부젤라 소리를 압도했다.

태극전사들은 경기가 끝난 뒤 16강 진출을 확정짓자 열정적인 응원을 펼쳐준 한국 응원단 앞으로 찾아가 인사를 하며 승리의 영광을 팬들에게 돌렸다. 6월 23일은 모두가 기쁨의 눈물을 흘린 역사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