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문성호기자]지난해 5월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만화책을 보다 적발된 고교생이 훈계를 하는 교사를 둔기로 때리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둔기로 맞은 교사는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봉합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나 학교측은 '제자'라는 이유로 가해학생을 형사고발은 하지 않고, 교직원회의를 통해 퇴학 처리했다.

또 지난 2007년에는 한 학부모가 두발불량으로 자녀를 나무라는 교사를 5분여간 일방적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교사는 학부모를 고소해 어머니는 기소유예, 아버지는 3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라는 뜻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스승은 존귀하고 위대한 존재라는 것으로 스승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 하나가 자아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 하나의 성숙한 인간을 만들고, 나라에 필요한 일꾼을 만든다는 뜻의 이 말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옛말이 됐다.

오히려 교사의 존재는 단지 월급을 받고 기계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진실된 마음과 사랑으로 참된 인간을 기르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려오고 있다.

오천석 박사의 '스승'이라는 책에서는 교사로서의 소명의식이 부족한 오늘의 교육인에게 깊이 생각하고 반성하게끔 하는 질책과 충언을 던져주고 있다.

'저로 하여금 교사의 길을 가게 하여 주심을 감사하옵니다. 이 세상의 하고 많은 일 가운데서, 교사의 임무를 택하는 지혜를 주심에 감사하옵니다. 언제나 햇빛 없는 그늘에서 묵묵히 어린이의 존귀한 영(靈)을 기르는 역사(役事)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데 대하여 감사하옵니다. …(중략)…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시고 도우시어 이 일을 능히 할 수 있게 하여 주시고 저를 도우시어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스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라는 '교사의 기도'라는 서사(序詞)에서 참된 스승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가 있다.


지난 50년 동안 척박한 환경 속에도 사도(師道)의 길을 걸었던 교사들. 하지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할 만큼 높고, 권위 있던 교권의 지위가 너무나도 약해지고, 땅에 떨어진 이 현실 속에서 참된 교육과 진정한 교육자의 의미는 역사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시내 일부 중고교장 이동단행, 학생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닥쳤는데도 불구하고 인천지방을 중심한 경기도내의 중·고등학교 교장인사이동은 25일 일부만을 단행했다. 우선 6명의 교장을 이동발령한 경기도 문교당국에 의하면…"(1961년 4월 27일자 1면)

"발령취하하라고 강변-일부중고등학교 교장 이동이 발령되던 날 25일 인천고등학교 학생 100명은 경기도문사국장을 방문하고 결정된 이동발령을 취소하라고 항의했다. 일방적인 인사행정은 문교행정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까지 경고하면서 나선 이들 학생들은 문사당국에서 이동 발령을 취소하지 않으면 전교휴학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로 나왔던 것이다"(1961년 4월 27일자 1면)

당시 인천고교 등은 교장으로서 자질이 없는 인사의 교장 임명을 반대하면서 동맹휴업과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마루바닥 공부를 면하게 된다. 책상 2천조를 신조-마루바닥에 엎드려 공부하던 국민학교 어린이들이 오는 9월부터는 의자에 앉고 책상위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극심한 부족을 느끼던 시내 국민학교 어린이들의 책상과 의자가 18일 62년도 제2차 납입경쟁입찰이 낙찰됨으로 오는 8월중에 2천조의 책상이 인천시내 각교에 배부될 것이라고 하는데 금학기초 인천시교육과 조사결과에 의하면 시내 26개 국민학교에서 2천705조의 책상이 부족하였었다고 한다."(1962년 7월 20일자 2면)

"국공립각교 교원정년 61세-최고회의상임위원회의는 27일 하오 국공립각급학교의 교원의 정년을 61세로 하는 '교육에 관한 임시특례법 중 개정법률안'을 심의, 통과시켰다."(1963년 2월 28일자 1면)

당시의 내각은 60세이었던 교원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개정안을 제안했지만 상임위는 내각의 개정안을 수정해 61세로 규정했다.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군부가 쿠데타를 합리화하기 위해 교육분야도 좌지우지했다는 모습이 엿보인다.

요즘 임용고사 경쟁률이 과목별로 수십 대 1에서 수백 대 1을 넘는 등 교사라는 직업의 인기도는 최근 십수 년 이래 줄곧 직업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등 선두자리를 지켜오고 있지만 1960~70년대 교사라는 직업은 박봉의 배고픈 직업이었다.

1966년 8월 26일자에는 '27년간을 백묵과 교단에 섰던 어느 국민학교 교사가 영양실조로 숨졌다'는 내용의 "굶주린 사도 지다"기사가 보도됐다. "숨진 권 교사는 6식구를 거느린 가장이었지만 빈곤한 생활로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굶어서 출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써 당시 교직원들의 대우를 짐작케 하고 있다. 또한 그해 9월 7일자의 '혹사당하는 사도' 기사에서는 당시 교사 부족현상 때문에 교사들이 규정 외로 주 29시간까지 근무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진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요즘과 별반차이가 없이 수업 이외의 잔무에 시달렸다는 것을 보여줬다.

"배고파서 못하겠다-박봉을 원망 스스로 교직을 물러나. 올들어 인천관내서 27명이 이직, '박봉을 원망하면서 스스로 교직을 물러나는 국민학교 교사들이 금년 들어 대폭 늘어나고 있어 인천시교육청은 골치를 앓고 있다."(1966년 11월 10일자 3면)


"초중고 수업일수 연 204일로-학습량 줄이고 교과내용 쉽게, 국민정신교육 체계화 과학교육 중점", "국교는 1·2학년 교과목 통합, 중 실업고에 선택 시간 신설, 고교의 교육과정을 일원화"(1982년 1월 6일자 6면)

"수성고등학교가 85학년도 대입학력고사서 280점 이상 고득점자 68명을 배출 경기지역 제1위로 부상했다. 본사가 9일 집계한 도내 20개교 고등학교들의 280점 이상 고득점자 통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3위권을 맴돌던 수성고가 지난해보다 5명이 늘어난 68명을 기록했고 유신고가 66명으로 지난해와 똑같은 수준, 수원고는 39명 등 작년을 기점으로 인문고교들의 학력신장에 대한 열의가 점차 높아져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1985년 1월 9일자 사회면)

1980년대 들어서면서 교사들에 대한 처우는 좋아졌지만 입시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교사들의 부담은 별반 차이가 없게 됐다. 1992년 1월 22일 92학년도 후기대 입시 시험지가 도난당해 후기대 입시가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외고 등 특목고가 주류를 형성하면서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등 잇따른 입시부정이 불거졌고 경기도의 학업성취도가 최하위권을 맴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교권의 추락을 가져오게 됐다. 교권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