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휴게소는 지난 1971년 경부고속도로에 개장한 추풍령휴게소다. 당시 휴게소는 생리욕구를 해소하거나 간단한 요기를 하기 위해 들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고속도로의 이용이 증가하면서 기분 전환이나 긴장 완화, 피로 회복, 정보 습득 등을 위한 유용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차량에는 급유나 충전, 수리 및 점검을 위한 오아시스 역할도 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복합문화공간 또는 쇼핑몰의 개념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로 변하고 있다.
■ 한국에서 가장 편안한 시설 '덕평휴게소'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여행을 떠나 본 사람들에게 가장 편안했던 휴게소를 꼽으라면 민간 자본으로 건설한 천안논산고속도로의 휴게소들을 꼽는 이들이 많다. 이 고속도로에 위치한 이인휴게소와 정안휴게소는 주변의 빼어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2층 발코니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하지만 이들 휴게소가 영동고속도로의 덕평휴게소처럼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지는 않는다.
지난 2007년 민간 자본으로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한번쯤 들러보고 싶은 휴게소로 떠오르고 있는 덕평휴게소.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덕평휴게소의 매력은 무얼까? 우선 한국건축문화대상, 한국건축가협회상,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이상 2007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 대상(2009년) 등을 수상할 만큼 아름다운 건축물들이다. 이들 건축물은 마치 도심 속 고급휴양지를 찾은 것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또 산책로, 연못, 야생화, 꽃밭 등을 갖춰 자연체험학습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으며 쾌적한 야외공원을 찾은 것 같은 착각을 들게도 한다.
특급호텔에서 운영하는 전문 한식당과 레스토랑, 유명 도넛 체인점, 제과 체인점 등도 여행객들의 입맛을 당기게 한다. 덕평휴게소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코오롱스포츠 잭 니클라우스, 나이키, 블랙야크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 쇼핑몰이 입점해 있고 약사가 상주하고 있는 약국, 수유실, 여행사 등 다양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 ||
▲ 안성휴게소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음식을 시판해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 여행객의 시선을 잡아라
덕평휴게소처럼 최근에 개장한 휴게소들은 현대인들의 시각에 맞춰서 시설을 갖출 수 있지만 경기도 지역의 휴게소들은 대부분 80~90년대에 개장했기에 시설 여건이 여의치 않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체제는 이곳 고속도로휴게소들도 마찬가지다.
안성휴게소는 유아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게소로 떠오르고 있다. 안성휴게소에는 유아를 동반한 고객이 포근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대, 유아 전용 침대 및 정수기, 발 마사지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또 안성휴게소의 모든 화장실 뒷면과 천장은 자연광이 비치고 꽃과 새가 사는 미니 정원이 설치된 쾌적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신관매장 입구에는 신장측정기와 체지방분석기, 혈압측정기, 골반교정기, 발마사지기, 눈경혈 마사지기, 산소 발생기 등을 비치하고 있다.
망향휴게소 역시 대부분의 휴게소가 화장실 한 편에 수유실을 마련한 것과는 달리 매장 안에 수유실을 두고 있어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고 이천휴게소는 어린이 책방을 운영하고 있어 오랜 여행길에 지친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피로를 풀 수 있는 다양한 체육시설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경기도 지역의 고속도로휴게소 중 여주휴게소와 기흥휴게소, 이천휴게소 등에는 야구연습장, 농구장, 배구장, 족구장 등의 체육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뿐만 아니다. 죽전휴게소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에콰도르 민속악기 연주와 '해와달' 라이브 공연이 열리고 하남만남휴게소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안데스 음악 및 인디언 민속 공연이 진행된다.
또 이천휴게소에서는 여행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인터넷 생방송 노래자랑'이 둘째·넷째 일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열려 교통 정체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이외 목포방향 화성휴게소에서는 여름휴가철을 이용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국악, 스포츠댄스, 통기타라이브, 실버악단, 풍물놀이 등으로 꾸며지는 '여행객과 함께 하는 사랑의 콘서트'가 오는 27일부터 4일간 열리고 서울방향 화성휴게소에서는 다음달 3일부터 4일간 열린다.
■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아라
고속도로 휴게소의 음식과 식당을 생각하면 불친절한 직원과 지저분한 식당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고속도로공사와 휴게소들이 이런 편견을 없애기 위해 휴게소별 특화 음식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경기도지역 휴게소 중 여행 마니아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끄는 곳은 용인휴게소다. 서창방향 용인휴게소의 삼합누룽지탕(6천원)은 지난 2005년도 한국도로공사 맛 자랑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강릉방향 용인휴게소는 수제돈가스(6천원)로 지난 2007년 한국도로공사 경기지역 맛 자랑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두 음식 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화성휴게소는 파주의 특산물 장단콩(국산 대두)으로 조리한 순두부 청국장과 순두부백반(이상 5천원), 김치순두부, 해물순두부(이상 6천원) 등의 메뉴로 여행객들의 입맛을 끌고 있다. 특히 서울방향 화성휴게소는 직원이 직접 서비스 카트를 이용해 부족한 반찬 추가 제공, 보리차 등을 제공하고 있고 목포방향 화성휴게소에서는 오전 6시50분부터 1시간 동안 조리실장이 계란프라이 및 굴비를 무료로 제공하는 특화 서비스로 차별화하고 있다.
웰빙 새싹야채 회덮밥으로 지난 2008년 한국도로공사 경기지역 맛 자랑대회 장려상을 차지한 기흥휴게소(경부선 하행)는 최근 SBS의 생활의 달인과 맛대맛이라는 프로그램에 라면코너와 향천우동전문점이 방영된 후 면 전문 휴게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안성휴게소(서울방향)의 콩나물해장국(6천원), 하남만남휴게소의 부추잣국수(5천원), 이천휴게소의 곤지암소머리국밥(6천원)과 꽃새우시래기된장국밥(5천원), 여주휴게소(서창방향)의 고구마카레덮밥(5천원) 등은 한국도로공사의 맛자랑대회에서 입상을 차지했던 음식들이다.
※ 자료제공 : 한국고속도로공사 경기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