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백범 김구 선생이 인천에서 옥살이하다가 탈옥한 뒤 1년6개월여에 걸쳐 삼남지방을 돌면서 민족정신을 다진 그 길, 1천400㎞를 자전거로 다시 열었다.
"백범 선생이 다니신 길을 처음으로 다시 밟았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백범 선생은 삼남지방을 다니실 때 임진왜란의 전적지를 주로 찾으셨습니다. 일인들에게 국모를 잃은 것에 복수할 마음을 키우셨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교수는 지난 14일 오전 백범이 감옥살이했던 역사적 장소인 인천시 중구 내동 '인천 감리서 터'를 출발했다. 이어 부천~오산~논산~무주~남원~김제~광주~목포~순창~하동~진안~대전~공주 마곡사에 이르는 여정을 27일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백범 이후 처음으로 그 길을 다시 돌아본 주인공이 됐다.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앞으로 '백범의 길' 개척자로도 불리게 됐다.
"전라도 보성에서 백범 선생이 45일이나 은거하던 집이 아직도 남아 있었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돼 있더군요. 그곳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우리민족의 역사를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떠날 때는 한 주민이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씨암탉을 잡아주기도 했대요. 그때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고기맛을 보셨답니다. 주민들은 아직도 백범 선생을 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자전거 타고 온 저를 모두가 반겨주셨습니다."
이 교수는 자신이 만들어 낸 이 길이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역사 순례의 길'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