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조영달기자]경기도는 한강살리기 사업을 통해 2천400만 수도권 인구의 안전한 식수원 확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재해 예방과 생태 복원, 그리고 역사·문화가 흐르는 수변공원으로서의 재탄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는 그동안 하천정비사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산발적이고 비효율적인' 하천사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홍수 방어를 위한 퇴적토 준설사업과 ▲풍부한 수량 확보를 위한 이포·여주·강천보 등 다기능 보(洑)설치 사업 ▲하천 기능을 되살리기 위한 생태복원 사업 ▲강 중심 레저기반 시설 확충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 한강살리기 사업은 = 한강살리기 사업 구간은 265.36㎞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남한강 68.64㎞, 북한강 54.2㎞ 정도로, 절반에 조금 못미친다. 이 사업을 통해 ▲남한강 유역의 근본적인 홍수 피해 예방 ▲팔당유역 수질 개선과 생태하천 복원·수질 개선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한강 구간은 총 6개 공구로 구분된다. 우선 1공구 '팔당댐~양평대교'를 시작으로, 2공구 '양근대교~이포보', 3공구 '이포보~백석리섬', 4공구 '백석리섬~여주보', 5공구 '여주보~여주대교', 6공구 '여주대교~섬강' 등이다. 북한강은 9공구 '남양주~가평 자라섬' 1개 공구로 나눠 진행중이다. 이 사업은 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국가사업이다. 대행 계약을 통해 1·2·5공구는 경기도가, 3·4·9공구는 서울시, 6공구는 수자원공사가 시행청으로 참여하고 있다.
■ 만성적인 물난리 지역 = 한강 인근 지역은 매년 장마철만 되면 물난리로 홍역을 치르는 지역이다. 지난해 여름 잇따른 집중 호우로 남양주에서만 2명이 사망하고, 인근 5개 시·군 16.9㏊의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0년동안 집중호우 빈도수는 무려 73% 증가했다. 전형적인 물난리로 홍역을 치르는 지역이다. 앞으로도 기후 변화에 따라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시적인 땜질식 수해 복구나 보상 위주의 재난관리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며 보다 체계적인 치수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 홍수·가뭄 방지 = 도는 남한강 유역의 홍수 예방을 위해 총 2천95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양평·여주 등 5개 지역에서는 0.5억㎥ 퇴적토 준설사업을 벌이고 있다. 강 여건에 맞는 최적의 공법을 적용, 오염되거나 과도하게 퇴적된 하상퇴적물을 제거해 담수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양평군 덕평지구 등 도내 34개 지역에서는 90㎞에 이르는 노후 제방을 보강하고, 부가적으로 친환경성을 고려한 여가 활동 등의 기능을 가진 다기능 공간을 창출하겠다는 방안이다. 여주군 대신면에서도 홍수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춘 저류량 2천500만㎥ 규모의 강변 저류지를 설치하고 있다. 이어 여주와 양평에 농업용 저수지 2개소를 증설해 홍수조절용량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이종돈 도 비전팀장은 "한강살리기 사업은 하천 바닥의 모래를 파내는 준설작업을 통해 물을 담는 그릇의 용량을 늘려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주로 하천 개수,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며, 한강사업 구간에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3개보가 들어서는 것이 이 사업의 특이점"이라고 설명했다.
■ 한강 이렇게 변한다 = 한강 살리기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수변공간을 활용한 휴식·여가공간의 개발이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수변공간을 문화적으로 재생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강의 경우 양평군을 중심으로 한강 아트로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2011년 12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한강 아트로드는 88번 국도의 갤러리들과 마나스아트센터 등 자연친화적 보행로를 연결해 네트워크화하자는 계획이다. 설치형 예술작품을 전시해 예술 특화거리로 꾸미는 한편 15개 아트포켓 간에 자연스럽게 자전거 도로를 연결하고, 창의적인 공공디자인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하천 복원과 친수공간 수요 증대를 위해 생태하천 40곳도 조성된다. 여주의 백석리섬과 당남리섬 같은 섬지구 생태공원과 양평의 교평지구, 창대지구 등 둔치 생태공원도 만들어져 시민들을 위한 쾌적하고 다양한 휴식·여가공간을 만든다. 남한강 하류와 상류를 연결하는 154㎞의 하천 부지에는 자전거도로도 개설된다. 출퇴근도로 및 테마공원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또 여주군 대신면에는 290만㎡ 규모의 강변저류지를 신설한다. 홍수때 범람하는 물을 가둬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지역경제 도움되나 = 한강은 단순히 수도권 지역을 대표하는 일개 강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대동맥이다. 수도권 2천400만명의 식수원이기도 하지만 경인공업지대를 포함한 수도권내 제조업체 6천500만여곳의 공업용수 공급원이기도 하다. 한강살리기 사업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강원·충북 등 3대 시·도에 걸친 한강 살리기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2조400여억원. 이 가운데 70%에 달하는 1조4천600여억원 정도가 경기지역 한강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도나 일선 시·군 역시 낙후된 경기 동부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게다가 지역 주민들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농업에만 의존하고 있어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는 주민들로서는 지역 발전의 물꼬가 터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있다. 실제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수도권 지역에 약 2조5천7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기대감은 주민들이 지역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그리게 하고 있다. 여주보 인근 세종광장과 여주테마공원이 조성되고, 강천보에는 수질정화학습지, 자전거 탐방로 등이 들어서면 기존 문화지역과 연계한 사업지 조성으로 한강 일대가 새로운 관광 특구가 될 것이라는 부푼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신륵사, 용문사, 세종대왕릉, 명성황후 생가 등 100여개의 다양한 문화유적을 찾는 이들이 한강 살리기 사업으로 조성되는 관광지로 자연스럽게 찾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