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안양/박석희기자]"날씨가 더워도 창문을 열어 놓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날씨가 더울수록 창문 열기가 더 겁납니다. 이래 가지고 어디 사람 사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안양시 만안구 박달2동 호현마을 등 일부 주민은 인근 쓰레기 적환장과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일상생활이 말이 아니라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수년 전부터 민원을 제기해 오고 있으나 제대로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관계 당국의 철저한 지도감독과 대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적환장 인근 아파트에 8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윤모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족과 함께 여름 휴가에 나섰다가 귀가 중 악취로 인해 즐거운 휴가의 여운을 순식간에 빼앗겼다"며 당국의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씨는 "쓰레기 적환장을 지나는 순간 구역질을 할 정도로, 오물 주변에서 나는 냄새보다 심한 악취를 느꼈다"며 "제발 개선책을 세워 달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씨는 "입주 당시부터 수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으나 여전하다"며 "요즈음 같은 무더위에는 냄새가 더 심해 창문을 제대로 열 수가 없는 등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50여 세대가 촌락을 이루고 대대손손 살아오고 있는 인근 호현마을 주민들도 적환장과 인근 도축장의 계류장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악취로 수십년째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장 출퇴근을 비롯해 하루에도 몇 번씩 이곳을 오고간다"는 주민 김모씨는 "지나다닐 때마다 역겨울 정도로 심한 악취에 코를 감쌀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도축장 관계자는 "민원 해결을 위해 오는 연말 준공 예정으로 계류장 지하화에 나서고 있다"며 "공사가 끝날 경우 민원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적환장의 악취 발생 제거를 위해 지하화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건축허가에 따른 인근 군 부대의 동의 등이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민원 해결에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이해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