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조영달기자]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한강살리기 사업은 남한강의 홍수 피해를 줄이고 생태계를 복원해 여가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여주 단현리의 강천보, 능서면 왕대리의 여주보, 대신면 천서리 이포보를 중심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이 사업은 용수 확보도 중요하지만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 상수원 보호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한강의 생태 복원을 통해 유·무형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 다기능 보(洑)설치,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

기존 하천정비 사업과 달리 한강살리기 사업의 특이점은 보가 설치된다는 점이다. 하천내에 풍부한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여주지역에 이포·여주·강천보 등 3개의 다기능 보가 생겨난다. 이들 3개보가 들어서는 3·4·6공구에는 소수력 발전이 함께 들어서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를 통한 경제성을 높였다. 보간 평균 길이는 11㎞, 높이는 7m내외다. 특히 보의 형식은 평상시와 홍수시에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IT기능이 접목, 기존 고정보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 때문에 항상 풍부한 수량을 유지, 갈수기 수량 부족으로 반복되는 수질 악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게 도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보가 설치되면 유속의 흐름을 저해해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댐 운영으로 얻은 홍수와 가뭄 대응 경험을 보 운영에 도입한다면 수질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홍수기 때는 수문이 내려와 강이 되고 평소에는 양쪽에 조성되는 인공어로와 자연어로를 통해 물이 흐르기 때문에 물 체류기간은 약 1.2일에 불과하다고 도는 분석하고 있다. 여주·이포·강천에 3개의 보가 설치되면 '팔당댐-이포-여주-강천-섬강-충주댐' 구간 총 114㎞에 총 4천만㎥의 수량이 확보, 갈수기 가뭄으로 입는 피해 예방이 가능하다.

■ '보=수질 악화'?

공사가 진행중에 있는 남한강과 강 하류인 팔당호에는 취수장이 7개나 된다. 이 가운데 '여주', '이천' 취수장의 경우 강천보 상류에 위치, 보 공사로 인한 영향은 사실상 없다. 하지만 취수장 상류 하도를 준설할 경우 탁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양평' 취수장은 남한강 지천인 흑천에서 취수돼 한강살리기 사업과는 무관하다. 팔당호내 '광주·용인' 취수장과 '팔당 1·2·3' 광역취수장은 이포보 공사 현장에서 34㎞ 하류에 위치하고 있어 공사로 인한 용수 취수에는 이상이 없다. 그러나 대규모 토목공사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고밀도 탁수와 유류 오염 사고를 대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각 취수장별로 상수원수와 정수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수질측정 검사 주기를 줄여 수질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 4공구 유수전환.

■ 생태복원, 본래의 기능 되살린다

도는 하천생태 복원사업 시행으로 수질 개선 및 친환경 공유물로서 접근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광주 귀여지구 등 14개소(11㎞)에 생태습지를, 39개소(102.6㎞)에 생태하천을 조성한다. 각 사업지구에 대표적인 자연형 습지를 조성, 팔당호 수질 개선은 물론, 관광명소로 만들어 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로 낙후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환경 파괴 우려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에 대해서는 80%를 보존하고 있고, 훼손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서식지를 마련, 보존해가고 있다. 보 주변으로는 물고기 이동 경로가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완만한 자연형 어도(漁道)를 설치한다.

■ 사람과 가까운 친환경 하천

한강살리기 사업은 단순히 홍수 방지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추진한다.

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가 흐르는 4대강', 농림수산식품부의 '금수강촌 만들기' 등의 사업과 연계, 그동안 주변지역으로 방치됐던 수변 공간을 생활의 중심이 되는 삶의 공간으로 창출한다. 강 중심의 레저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강의 상·하류를 연결하는 자전거도로가 설치된다. 하천변을 따라 최대한 연속성을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여주군에서 가평군까지 총 연장 206.6㎞의 자전거 도로가 설치, 생태탐방로, 하천시설물 유지 관리 및 점검로 등으로 활용된다. 도는 자전거 도로 이용 활성화를 위해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편리한 자전거 환승역을 갖추고 지역별로 평균 50㎞내외의 지역 특성에 맞는 테마 노선을 갖출 계획이다. 특히 해당 지역의 자연 관광자원을 활성화, 수질 개선은 물론, 주민들의 생계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팔당물환경센터 조영무 박사는 "콘크리트 시설인 고정보의 경우 수위 조절이 불가능하지만 한강살리기 사업에 설치되는 보는 가동보이기 때문에 수위 조절이 가능해 수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며 "가동보를 작동해 퇴적물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로 수질 개선 및 생태환경 측면에서 유리하고, 어도 설치로 상·하류간 물고기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등 자연생태계가 좋아진다"고 말했다.

※ 자연생태공원 '세미원'

연꽃 250여종 만개한 푸른 공간… 산책로 조형물·갤러리도 볼거리

양평군 양서면에 자리잡은 자연생태공원 '세미원'.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한다'는 옛말을 딴 세미원은 그 의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세미원은 예전 'MT' 공간으로 이름난 양수리 터미널 옆에 위치해 있다. 세미원의 꽃들은 연꽃을 비롯, 강물을 정화하는 수생식물이 대부분이다. 세미원은 본래 팔당호의 수질 정화를 위해 연꽃단지를 조성하자는 의지가 모아져 만들어진 공간이다.


세미원 세계 수련원에는 수련 250여종이 심어져 있는데 연꽃들은 7월말~8월초가 되면 절정의 모습을 뽐낸다. 연꽃 외에도 산책로 곳곳에서 만나는 조형물들은 독특한 재미를 전해 준다. 식물원으로 들어서는 불이문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고, 처음 만나게 되는 연못도 한반도 모양이다. 항아리 모양의 우스꽝스러운 분수대는 한강 청정 기원제단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세미원은 작은 갤러리를 운영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예술 작품 전시회도 함께 열고 있다. 물 관련 문화재들과 시를 써 놓은 등도 설치해 자연과 문학과 미술이 어우러지는 터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