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물머리

[경인일보=조영달기자]경기도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강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도는 수도권 인구의 식수원인 팔당지역에서 유기농업대회를 통한 올바른 유기영농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환경과 사람 그리고 생명의 젖줄인 '한강 살리기 사업'에 전력하고 있다.

김문수 지사 역시 "경기도민들은 그동안 팔당댐으로 인해 많은 희생을 겪어 왔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더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또 홍수때만 되면 항상 물이 넘칠까 불안했는데 더 이상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며 "사업이 준공되면 한강지역 수질이 개선되고,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이 관광명소가 돼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 세계유기농대회란

아시아 최초로 세계 유기농업인들의 올림픽인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IFOAM OWC)가 2011년 9월 26일~10월 5일까지 10일간 팔당 일원에서 열린다. 세계유기농대회 기간동안 약 110개국에서 2만여명의 외국인과 100만여명의 내국인이 이곳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로 인해 52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수익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서도 유기농을 포함한 전체 친환경농산물 거래시장은 지난 2007년 1조6천억원에서 2015년 7조200억원으로 약 440%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유기가공식품, 유기장난감, 유기생활용품 등 관련 산업의 발전은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유기농가와의 갈등

팔당 유역의 유기농 농가수는 남양주와 광주, 양평, 여주, 가평, 이천, 용인 등 7개 시·군에 모두 539농가에 이른다. 이들 농가는 1천41㏊에서 유기농법으로 경작을 하고 있다. 유기농이 이곳에서 활성화된 이유는 북한강과 남한강을 비롯한 상수원이 풍부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이 많기 때문이다. 물을 맑고 건강하게 보존하는 것이 유기농업의 근원이 된 셈이다. 이들 농가의 2% 정도인 48농가만이 4대강 사업 한강 구간인 제 1, 9공구 팔당 유기농단지 수질보호구역내 포함돼 있다. 경작면적은 22.2㏊(남양주시 36농가 16㏊, 양평군 11농가 4.7㏊, 광주시 1농가 1.5㏊)로 도는 팔당유역 3개소에 대체부지를 조성하고 시설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유기농가 48농가 중 23농가가 대체농지 이전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나머지 25농가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시작됐고, 현재 11농가만이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 양평군 두물머리, 팔당상수원 옆 유기농 현장. 경기도는 유기농업에 사용되는 퇴비, 가축분뇨가 수질오염원이 되고 있어 이들 시설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 무엇이 문제인가


도는 세계유기농대회를 계기로 팔당유역의 유기농업은 장려하지만 상수원 보호지역인 팔당 식수원 내에서 하천 수질에 영향을 끼치는 영농 행위는 근절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친환경 유기농업이라 하더라도 생산량 증대를 위해 화학비료 대신 퇴비 및 가축분뇨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유기물, 질소, 인의 유출로 수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수도권 인구의 식수원인 팔당호 인근에서 경작을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유기농법의 경우 3~5월에 퇴비 및 가축분뇨가 집중 시비되며 이때 질산성 질소의 농도가 2~3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수질 개선을 위해 둔치내 경작지와 비닐하우스 그리고 무허가 시설물을 전면 철거할 계획이다. 또한 습지 조성, 수질정화식물 식재 등의 하천생태 복원사업 시행으로 수질개선과 하천 내 경작지를 모두 자연 상태로 복원할 방침이다.

■ 유기농 문제, 대화로 해결한다

도는 팔당 지역 유기농 농가들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에 나가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세계유기농대회는 농민들이 주인이 되는 행사이고, 도는 보조자일 뿐이라는 것. 11개 유기농가들과 환경단체들이 끝까지 반대한다면 세계유기농대회를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팔당 11농가의 이익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유기농 농가들의 이익과 관련있다는데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11농가의 이익 때문에 대한민국 모든 유기농 농가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 농가와 끝까지 설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 두물머리 위치도

■ 대체농지 마련, 수질 오염원 차단

도는 유기농가 농민들의 생계 보장과 한강살리기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현재 영농보상, 지장물 이전비 보상, 대체농지 등의 대책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수질오염원의 사전차단을 위해서도 이번 사업에서 49개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한다. 용인과 광주, 이천, 여주, 남양주 등 5개 지역에 하수처리장 총 16곳을 신규 설치 및 개량하고 하수찌꺼기처리시설 7곳을 설치한다.

또 강이나 하천 등에 부영양화, 연안의 적조현상, 암모니아의 어류독소, 수중의 용존산소결핍 등을 야기하는 미처리된 인(P) 성분을 처리하기 위한 인처리시설 26곳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농약과 화학농업을 쓰지 않는 것을 흔히 친환경농업이라고 하지만 친환경농업과 수질오염과는 상관 관계가 없다"며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하수처리장 등을 통해 팔당으로 유입되는 인(P)을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