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임승재·오지희기자]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강화쌀은 없어서 못판다는 소위 잘 나가는 쌀로 통했다. 그런 강화쌀이 지난해와 올해 갑작스레 인기가 떨어진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쌀을 먹지 않는 식습관이 생기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가 줄었다. 요즘 소비자들은 잡곡으로 혼합한 밥을 즐겨 먹는다. 밥에 잡곡이 늘면 늘수록 일반쌀의 소비는 줄어든다. 웰빙 바람을 타고 밥상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들어 쌀 대북 지원이 끊기면서 북으로 가야 할 남부지방의 쌀이 싼 가격에 밀고 올라오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남부지방 쌀은 강화쌀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한데다 과거에 비해 미질이 크게 개선돼 날로 그 위세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 철원, 경기도 여주·이천·김포 등 수도권 인근의 고급 쌀들은 한 차원 앞선 마케팅을 하며 고급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타 지역 쌀들의 맹위에 중간에 낀 강화쌀은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인천에 사는 시민들이 저마다 고향쌀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화쌀 인기 하락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인천에서 생산되는 쌀을 인천 시민들이 소비하는 비중은 전체의 3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구 270만명을 기준으로 시민 1명이 연간 74㎏(전국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의 쌀을 먹는다고 했을 때 인천에서는 13만6천여t의 쌀이 부족하다.

농협중앙회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인천에서 생산되는 쌀은 전 시민이 3개월만 먹으면 전량 다 소진될 정도로 그리 많은 양이 아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겪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저가의 대형마트 브랜드 쌀이 급부상한 점도 강화쌀의 소비 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자사 브랜드(PB상품)를 달고 판매하는 쌀은 강화쌀과 비교해 1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기술력의 증가로 밥솥 기능이 향상되면서 밥맛에 차이가 없어지는 것도 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